[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우리나라 대학 졸업자 절반가량이 전공과 무관한 직업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공과 직업 간 ‘미스매치(Mismatch·부조화)’가 취업난으로 이어지는 만큼, 대학 서열화를 조장하는 정원 규제의 완화가 요구되고 있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전공 선택의 관점에서 본 대졸 노동시장 미스매치와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대졸 이상 25∼34세 임금근로자인 한국 대졸자의 전공과 직업 간 부조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50%에 달했다.
문제는 전공과 직업 간 부조화가 취업난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 기준 우리나라 25~34세 인구의 고등교육 이수율인 대학진학률은 69.8%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해당 연량 대졸자의 26.8%가 미취업자였다.
보고서는 전공선택 제약의 직접적 원인으로 '정원 규제'를 꼽았다. 정원 규제는 입시·취업과 맞물리면서 다수가 희망하지 않는 전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대학 서열화를 조장하는 수도권 정원 규제의 경우 대학 내 전공 간 정원조정 여력을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노동시장에 대한 불충분한 정보도 전공 선택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입시경쟁에 내몰리면서 전공을 살릴 직업 선택의 종류나 소득 정보 등은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요셉 연구위원은 "대학 정원 규제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요셉 위원은 "신산업 관련 전공분야의 정원은 총량적 정원 규제와 관계없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며 "대학 서열화를 유발하는 수도권 정원 규제로 전공선택이 왜곡되지 않도록 중장기적 개혁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진로교육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현재 1개교당 1인 기준으로 배정된 진로전담교사를 학교당 학생수에 따라 추가 배치하고, 취업률 외에 소득정보도 추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공 선택의 시기를 다양화하고 전공 선택 및 변경의 자유를 확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내놨다.
지난 1월 20일 오후 경기 안산시청에서 열린 청.중.장년층 구인.구직을 위한 '안산 919취업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취업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