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사설 인증서, 공공 서비스에도 적용 검토

과기정통부·행안부, 다양한 인증서 도입 방안 논의…"다수 인증서로 국민 편의성 높인다"

입력 : 2020-06-09 오후 2:54:18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가 공공 서비스에 국민들이 주로 쓰는 다수의 인증 서비스들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5월 전자서명법 전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이에 대한 후속 대책의 일환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행정안전부와 주요 공공 서비스에 다양한 인증서들을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현재는 공공 서비스에서 공인인증서로만 로그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개정안이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를 없애면서 다양한 인증서들이 공공 서비스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과기정통부는 국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인증서들을 공공 서비스에 도입해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공공 서비스에 주요 인증서들을 도입하면 그 중 하나의 인증서만 보유해도 로그인이 가능하다. 
 
개정안은 △공인인증기관에서 발급하는 공인인증서 및 공인인증서에 기초한 공인전자서명 개념 삭제 △국가는 다양한 전자서명수단의 이용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함 △전자서명인증업무 운영기준 준수사실 인정제도의 도입 등이 골자다.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져 공공 및 금융 시장에 다른 인증서들이 진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개정안은 각 서비스들이 기존 공인인증서 외에 다른 인증서들도 도입할 수 있도록 해 국민들의 편의성을 높이자는 취지"라며 "기존 법에 공인인증서로 명시된 부분을 삭제해 다양한 인증서들이 공공 및 금융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20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전자서명법 개정안의 표결 결과가 국회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증 업계에서는 개정안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나왔다. 개정안은 국가는 각종 규칙에서 전자서명 수단을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특정 전자서명 수단만을 이용하도록 제한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 이 조항이 공공 서비스들이 모든 전자서명 수단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라면 시스템을 어찌 갖출 것이냐는 의문이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각 서비스들이 기존에는 공인인증서만 써야 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인증서들을 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며 어떤 인증서를 도입할지는 서비스들이 선택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개정안에 대해 업계에서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해설서에 그 뜻을 명확히 담아 이해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 이후 새롭게 떠오른 인증서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패스', 카카오페이, 은행권의 '뱅크사인' 등이다. 이들은 기존 고객들을 기반으로 인증서 사용자들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인증 업계에서는 "대규모 고객들을 이미 보유한 대기업들이 인증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소 및 벤처 기업들은 기존 고객 수가 많지 않은 경우가 많아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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