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제품화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졌던 것이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자동화 되면서 생산성도 73% 증가했습니다.”
10일 대전 유성구 솔젠트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석도수 솔젠트 대표는 이 같이 말하며 스마트공장 도입의 효과를 설명했다.
솔젠트는 연구용 시약과 분자진단키트 연구개발 제조, 유전체 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업체로 지난 2000년 설립됐다. 2018년 매출액 53억원을 올린 데 이어 작년엔 총매출 61억원을 올리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전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자동화시스템 도입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에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이 단비 역할을 했다. 총 사업비는 1억원 투입됐는데 솔젠트가 40%, 중기부가 40%, 삼성전자가 40%를 각각 부담했다.
석 대표는 “다품종 소량생산체제에서 많은 주문을 받게 되면서 대량 생산이 필요했던 시점이었다”며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수십년간 IT업계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터득했던 경험을 접목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사업이 결정되자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전문가 멘토 20여명을 신속히 현장에 파견했다. 자재 관리와 물류 동선 최적화에서부터 포장 공정 개선, 자동화 설비 도입 등 73개 과제를 발굴해 공정 개선을 지원했다.
특히 자제·제품 구분 관리를 위해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물류 동선을 최적화해 이동거리를 148m에서 98m로 34% 단축했다. 또한 수입에 의존하던 용기를 국산화했을 뿐만 아니라 포장 공정 개선 등 작업 병목 문제를 개선했다. 더불어 비전검사·시약분주·라벨링 자동화 설비 도입 등을 통해 생산 공정 전반에 스마트 시스템을 보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스마트화의 핵심은 자동화다. 재고 관리와 라벨 부착 작업 등 그동안 수작업으로 진행해왔던 과정들이 바코드를 활용한 전산 시스템 도입으로 전 과정이 자동화됐다. 이와 함께 현장에 배치된 전문 인력이 솔젠트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핵심 노하우를 전수했다.
솔젠트 생산 라인 관계자는 “시약 제품은 투명하기 때문에 믹싱으로 배합하면 구분해서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용도에 맞는 제품 관리가 중요한데, 바코드 시스템 도입과 태블릿 앱 적용으로 실시간 추적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공장 도입 결과 솔젠트의 생산성은 주당 1만1900키트에서 2만571키트로 73% 가량 대폭 증가했다. 용기 이물 불량도 40% 개선돼 균일한 품질이 확보되는 등 스마트공장 보급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솔젠트 관계자는 “제조 현장이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바뀌었다”면서 “삼성의 속도와 업무 프로세스를 경험하는 기회였을 뿐 아니라 현장 구성원과 각 분야 전문가들의 소통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했다. 이미 미국, 러시아, 브라질 등 코로나19 감염 상위 국가를 포함한 50여개국 이상에 진단키트를 공급해온 솔젠트는 이제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 모든 의료기관에까지 제품을 납품할 수 있게 됐다.
솔젠트는 앞으로 라벨 부착 자동화 설비 도입과 함께 분주 공정 자동화, 생산진척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450평 규모의 신규 생산 센터를 올해 10월까지 구축해 생산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날 기자들과 동행한 강성천 중기부 차관은 ”이번 솔젠트 사례는 정부와 대-중소기업이 코로나19 대응과 중소기업 현장의 생산 애로를 해결하는 데 함께 협력해 스마트솔루션을 찾고 성과를 낸 대표 사례로서 의미가 크다“면서 ”중소기업의 현장혁신을 위해 스마트공장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이 10일 대전 유성구 솔젠트 본사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대전=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