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임대료 등 갈등이 불거진 마포농수산물시장의 직접 운영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시와 마포농수산물시장 상인회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9일 시장을 방문해 서울시가 시장을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찾고 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시장을 방문한 일은 사실"이라며 "운영 여부 및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아직 더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환영 분위기다. 정양호 상인회장은 "지난 12월 임대차계약 분쟁으로 시작해 마포구 시설관리공단과의 가산금 문제까지 '갑질'로 인해, 마포농수산물시장 운영은 서울시에서 환수하는 게 맞다고 간청해왔다"며 "박 시장 발표에 140개 점포 전회원은 환영 일색"이라고 전했다.
이어 "입주 상인 전원에게 전혀 피해가 가지 않도록 상인 단체와 잘 협의해달라"며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더욱 장사 잘 되고 고객이 넘치는 시장으로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포구청의 위탁으로 마포구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해오던 마포농수산물시장이 서울시 직영 검토까지 이른데에는 상인들과 시설관리공단 및 마포구와의 갈등이 작용했다.
시설관리공단은 지난 11월29일 상인회에 공문을 보내 2020년도 임대차 기간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인상률을 기존 4~5%의 최대치인 5%로 설정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반발한 상인들은 1998년 문을 연 이래 줄곧 2년마다 시설관리공단과 상인회가 협상을 통해 임대료 인상률을 정했다는 점을 들어 반발했다. 반발 움직임이 지난 1~2월 집회로까지 이어지고 코로나19가 닥치면서 시설관리공단은 임대료 인상 동결 결정을 내리고 홍보까지 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시설관리공단은 상인들이 집회 기간 동안 시장을 불법점거했다며 임대료의 30%를 가산금(배상금)으로 받으려고 시도했던 것이다. 이후 배상금 부과를 두고 법적 논란이 일자, 마포구의회가 나서고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일로까지 번졌다. 결국 배상금도 철회됐지만, 시설관리공단과 마포구를 불신하게 된 상인들은 서울시에게 직접 운영을 요청해왔다.
지난 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마포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마포농수산물시장 상인회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