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검찰 개혁을 강조하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활동을 희망해 왔던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법사위 진입에 실패, 국토교통위원회로 배치됐다. 법사위에는 최 대표를 대신해 김진애 원내대표가 배정되면서 일각에서는 사보임을 통해 법사위에 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박병석 국회의장은 의장 권한으로 비교섭 단체 의원들을 상임위에 배정했다. 최 대표는 국토위, 김 원내대표는 법사위로 가게 되면서 각각 법사위와 국토위를 지망했던 것과 정반대로 배치된 것이다. 최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각각 법률과 건축·도시 전문가로, 당초 법사위와 국토위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 대표의 법사위 배치는 이해 충돌에 따른 제척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현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보임을 통해 최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자리 바꾸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회의원 상임위 배정은 원칙적으로 각 당 원내대표의 권한이다. 사보임 역시 원내대표의 권한으로 특정 의원을 상임위에서 빼(사임), 다른 상임위로 배치(보임)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최 대표가 사보임 카드를 쓴다면 실제 법사위로 갈 가능성이 높다. 단 사임과 보임 모두 국회의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변호사,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인 그는 국회의원 출마 전부터 검찰 개혁을 외치며 지속적으로 법사위 배정을 요구해 왔다. 앞서 9일 박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상임위 배정 때 전문성을 헤아려달라"며 "일을 하려면 제일 잘할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법사위에 보내줄 것을 거듭 촉구한 바 있다.
아직 당 내부에서는 사보임에 대한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인 최 대표는 별다른 반응 없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라는 글만 올렸다. 위기에 몰리면 변화해야 하고 그 변화가 통하면 오래 간다는 뜻으로, 최 대표가 사보임을 생각하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접견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