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면서,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마스크로 인해 혈중 산소 농도가 낮아지면서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고도 두통이 오랜 시간 지속된다면 질환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전국민의 10%가 앓고 있다는 편두통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편두통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와 뇌혈관 기능 이상 등으로 발생하는 두통이다. 보통 한쪽 머리가 아프면 편두통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한쪽만 아플 수도 있고 양쪽으로 두통이 오기도 하며, 머리 전체가 아플 수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편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2015년 50만6590명에서 2017년 53만8786명, 2019년 56만7057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환자는 여성의 비율이 더 높았다. 지난해 환자 가운데 남성 환자는 16만2403명, 여성 환자는 40만4654명으로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 대비 약 2.5배 많았다. 편두통 환자 중 여성 환자가 더 많은 것은 여성호르몬이 증가하거나 감소할 때 뇌혈관에 영향을 미치면서 편두통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편두통은 '욱신욱신' 머리가 아픈 것이 느껴지고,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나타날 때도 있다. 구토나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움직이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운동을 할 때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또한 소리나 빛에 민감해져 큰 소리나 밝은 빛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대부분의 편두통 환자들은 전조증상이 없는 편두통을 겪지만, 전조증상이 나타나는 편두통을 겪는 사람도 있다. 편두통이 시작되기 전에 눈 앞에서 불빛이나 점이 깜빡이는 시각 전조, 얼굴이나 손, 몸이 저린 감각 전조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의 경우 생리 전후에 생리전조증상과 함께 편두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편두통은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3일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하지만 평소 두통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심한 두통이 나타나거나 새로운 형태의 두통이 발생하면 편두통이 아니라 뇌종양, 신경계 감염, 뇌출혈 등 두통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 질환을 찾아야 한다.
편두통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오래 앓게 되면 진통제 복용도 늘어나면서 오히려 편두통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만성화되기 전에 병원을 찾아 알맞은 편두통 치료제를 통해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편두통은 환자의 증상을 듣는 병력청취와 함께 뇌영상검사나 신경과적 검사 등을 통해 뇌 질환과 같은 이차성 두통 여부를 배제 후 진단할 수 있다.
편두통 치료방법으로는 약물 치료, 주사 치료, 보톡스 등이 있다. 편두통은 일반 두통과는 달리 편두통에 맞는 치료제를 사용할 때 치료 효과가 더 좋다. 또 두통이 한 달에 15일 이상 발생하는 만성 두통 환자들은 예방 약물 치료를 통해 두통을 예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편두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편두통의 원인이 되는 요소들을 알고 피하는 것이 좋다. 강한 소음이나 번쩍이는 불빛, 스트레스, 치즈, 초콜릿, 알코올, 커피 등은 뇌혈관의 수축과 이완에 영향을 미쳐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권경현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은 "편두통은 두통의 강도가 세고 지속 시간이 길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병 중 하나"라며 "편두통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방치하면 만성 편두통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약물 복용을 하면서 평생 조절하고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소 편두통이 심한 사람이라면 치료와 함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라며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뿐만 아니라 두통의 발생 시점, 횟수, 양상 등을 기록하는 두통 일기를 작성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편두통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해서 방치하면 만성화와 함께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높아져 치료를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 사진/픽사베이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