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사람들의 게임 이용이 증가한 가운데, 게임업계는 지루한 거리두기 기간을 달래줄 하반기 신작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상반기 말에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피파 모바일 등 캐쥬얼 게임이 줄이어 출시됐다면, 하반기에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들은 특히 '뉴트로' 열풍에 발맞춰 인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3D 플랫폼 기업 유니티 테크놀로지가 지난 11일 발표한 보고서 '코로나19로 인한 게임 산업 영향 : 19가지 특징'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중순까지 모바일 게임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PC 및 콘솔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일일 이용자 수는 각각 46%, 17% 늘었다.
이런 분위기를 증명하듯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피파 모바일, 스톤에이지 월드, 뮤 아크엔젤 등 상반기 신작 게임은 출시와 동시에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매출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게임업계는 하반기에도 다양한 신작 게임을 출시한다. 3분기 출시 예정작은 △넥슨의 '바람의나라 : 연'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오리진' △위메이드의 '미르4' △썸에이지의 '데카론M' △크래프톤의 '엘리온' 등이다. 3분기 신작 게임은 대부분 모바일 MMORPG다.
올 여름 출시를 앞둔 바람의나라 : 연 이미지. 사진/넥슨
올여름 출시를 앞둔 바람의나라 : 연은 지난 17일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등록을 진행 중이다. 지난 1996년 서비스를 시작해 최장수 MMORPG 게임으로 기네스에 등재된 PC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 IP를 활용했다. 바람의나라 세계관과 직업을 그대로 계승해 원작 팬들을 끌어모을 예정이다.
라그나로크 오리진 사전예약 이미지. 사진/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오는 7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 17일부터 3일간 2차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출시 일자가 정해진다. 그라비티의 인기 PC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 IP를 이용해 원작을 그대로 모바일에 구현했다. MMORPG에 유저 간 대결(PvP)이나 셀카·요리·댄스 페스티벌 등 콘텐츠를 가미했다.
데카론M BI. 사진/썸에이지
데카론M은 국내 서비스 15주년을 맞은 온라인 게임 '데카론'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게임이다. 데카론 원작자들이 게임 개발에 대거 참여해 기존 핵심 콘텐츠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구현했다.
미르4 티저 이미지. 사진/위메이드
미르4는 미르의 전설2를 계승한 모바일 MMORPG로 최근 티저 사이트가 공개됐다. 위메이드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미르 트릴로지 첫 작품이다.
엘리온 이미지. 사진/카카오게임즈
엘리온은 모바일 게임이 대세를 이룬 최근 게임 시장에서 보기 드문 PC 게임 신작이다. PC MMORPG 엘리온은 배틀 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의 세 번째 작품이다.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인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할 예정이며 오는 7월 25일부터 사전체험을 시작한다.
애니팡4 이미지. 사진/선데이토즈
캐쥬얼 게임도 일부 눈에 띈다. 선데이토즈는 오늘 30일 '애니팡4'를 출시한다. 3년 9개월 만에 나오는 애니팡 시리즈 신작이다. 지난 2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진행되는 사전예약에 현재 약 120만명이 등록했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애니팡4의 사전예약자 증가 추이가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빠르다고 설명했다. 현재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퍼즐형 게임에 대전 콘텐츠를 접목한 '애니팡 로얄'과 길스 시스템 '팸' 등이 신규 콘텐츠로 등장한다.
마구마구2020 모바일 이미지. 사진/넷마블
넷마블은 야구 게임 '마구마구2020 모바일'을 준비 중이다. 오는 22일에는 온라인 쇼케이스도 진행한다. 지난 2006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PC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의 IP를 이용한 '마구마구2020 모바일'은 특유의 SD 캐릭터로 투수와 타자 간의 수 싸움을 즐기는 실시간 대전, 날씨 시스템 등 원작의 핵심 게임성을 그대로 이식한다.
이 밖에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게임으로는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2',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 2' 등이 있다.
업계는 출시 대기 중인 신작 게임들이 대부분 인기 IP 게임인 점으로 미뤄볼 때, 하반기 게임업계에도 뉴트로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넥슨의 모바일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3040세대의 추억을 되살려주면서 1020세대까지 사로잡으면서 게임의 뉴트로 열풍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전 세계 172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스톤에이지 월드'도 2000년 출시된 PC 온라인게임 '스톤에이지'를 활용한 게임이다. 스톤에이지 월드는 사전 다운로드만으로 애플 앱스토어 1위에 오르며 인기 뉴트로 게임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바람의나라나 데카론, 미르 등 1990년대와 2000년대를 풍미한 IP들이 대거 재탄생하는 만큼 게임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뉴트로 바람은 하반기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IP를 활용한 신작 게임 개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리니지M 시리즈의 성공이 게임사들에게 큰 교훈을 줬다"며 "비용은 줄이고 성공 확률은 높이기 위해서 인기 IP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런 경향은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