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국제중학교의 지위를 박탈당한 영훈국제중학교와 대원국제중학교의 학부모들이 항의 시위를 시작했다.
영훈·대원국제중 학부모 70명 가량은 22일 오전 11시30분에서 오후 12시30분까지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이 말없이 든 피켓과 현수막에는 '특화교육 YES! 특권교육 NO!', '불공평한 평가기준, 지정취소 결사반대', '정치적 희생양 NO!', '전산추첨 입학인데 특권학교 웬말이냐', '모두에게 열려 있는 국제중', '학생의 선택권 보장'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지난 2015년에는 평가 결과가 재지정으로 도출됐지만, 새 지표가 통보된 시점이 지난해 12월로 촉박하고 탈락을 유도하는 평가 기준이라는 게 시위 참여자들의 주장이다.
양 학교 학부모들은 이날 낸 호소문에서도 재지정 취소에 항의했다. 대원국제중 학부모들은 "획일적인 교육을 지향하는 역행적인 발상은 한국 교육의 국제 경쟁력을 낮추고 하향평준화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학교 폐지로 재학생을 흔들지 말고, 단위 학교의 좋은 프로그램이나 시설을 벤치마킹해 더 많은 학생들이 누리는 건 어떤지 감히 제안해 본다"고 호소했다.
서울 대원국제중 학부모들이 22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재지정 취소에 항의하는 침묵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또 교사와 중학생이 사회통합전형에 해당하거나 저소득층인 지역 초등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영훈국제중 학부모 일동 역시 호소문을 통해 "유학을 가지 않고도 평범한 다수의 아이들이 입학해 글로벌한 능력을 키우며 공부할 수 있는 기회와 꿈 마저도 모두 빼앗았다"며 "이제 글로벌한 인재 양성은 오히려 조기 해외 유학 이외에는 답이 없는 씁쓸한 현실이 됐다"고 한탄했다.
이날 영훈국제중은 △지난 2015년부터의 추첨 입학 △수학·사회·과학 과목의 영어 수업 필요성 △혁신학교보다 더 혁신적인 교육 방식 등을 내세우며 폐지의 부당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 영훈국제중 학부모들이 22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재지정 취소에 항의하는 침묵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앞서 지난 10일 시교육청은 대원·영훈국제중의 재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다. 올해 나머지 평가 대상인 부산국제중과 경기 청심국제중은 지위를 유지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대원·영훈국제중 학부모들은 이날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두 학교 청문 절차가 진행되는 오는 25일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집단행동을 한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