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로 촉발된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저축은행에는 아무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일본계 저축은행들은 여·수신 등 자금 운용 규모가 늘어나고, 수익성도 개선됐다.
서울에 위치한 한 저축은행 지점. 사진/뉴시스
2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SBI·JT친애·JT·OSB 등 일본계 저축은행 4곳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수신 합계액은 12조82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말(11조8294억) 대비 8.41% 증가한 수준이다.
은행별 총수신 증가폭은 SBI저축은행이 가장 큰 1조44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JT저축은행이 전년 대비 1253억원 늘었다. 반면 JT친애저축은행과 OSB저축은행은 각각 2258억, 1888억 감소했다.
일본계 저축은행 4곳의 총여신 합계액도 지난해보다 신장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여신 합계액은 12조5908억원으로, 전년(11조496억) 대비 13.9% 늘었다. 은행별 총여신액 증가폭은 △SBI 1조3998억 △JT 1794억 △JT친애 244억 등이었다. 반면 OSB저축은행은 지난해 대비 총여신 규모가 2209억 감소했다.
여·수신 취급잔액이 늘어남에 따라 일본계 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도 커졌다. SBI 등 일본계 저축은행4곳의 올해 1분기 말 총자산 합계액은 14조8450억원으로, 지난해(13조3479억)보다 11.2% 상승했다.
자금 운용 규모뿐만 아니라 수익성 또한 개선됐다. 일본계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당기순이익 총 합계액은 795억원으로, 전년 1분기 말(446억) 대비 78.5% 증가했다. 각 저축은행별 증가폭은 △SBI 361억 △JT친애 57억 △JT -5억 △OSB -12억 등이었다.
이같이 당초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계 저축은행의 자금이 이탈할 것이란 관측이 빗나간 것은 금융업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 및 제조업과 달리 대체재를 찾기 쉽지 않을 뿐더러, 금리 변동에 따라 자금이 움직이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수신 상품의 경우 기본 설정 기간이 1~2년이기 때문에 자금 이동이 쉽지 않은 것도 이유다. 한 일본계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은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상품에 따라 움직이기보다 금리 변동성을 중심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