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년간 장기 집권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25~30일 헌법 개정 국민투표의 사전투표를 한 뒤 지난 1일 본투표를 진행했는데, 개헌 국민투표가 통과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RT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밤 11시 기준(개표율 60%) 투표자의 76.9%가 개헌안에 찬성하고 22%가 반대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율은 65%로 집계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 도착해 신원 확인을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에게 여권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개헌안에는 △최저임금 보장 △애국심 교육 장려 △동성 결혼 금지 등의 조항이 담겼다. 특히 개헌안에는 ‘동일 인물의 두 차례가 넘는 대통령직 수행 금지’ 조항이 담겼는데, 개헌안 통과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대통령직 수행 횟수는 ‘0회’로 간주하게 된다.
개헌안이 통과되면 4번째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은 또 다시 집권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1999년 12월31일 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취임한 뒤 2008년 자신의 부총리였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에 올리고 총리로 자리를 옮겼었다. 이는 현재 러시아가 대통령직의 3연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후 푸틴은 2012년과 2018년 다시 투표를 통해 대통령 자리에 취임했다. 러시아의 대통령 임기는 6년이다.
개헌안이 통과하게 되면 대통령직 수행 횟수가 초기화되기 때문에 이미 네 번째 대통령 임기를 수행 중인 푸틴 대통령의 장기 연임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푸틴 대통령은 2024년, 2030년 대선에 출마해 두차례 더 연임, 2036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 연임 반대를 이유로 투표 참여 반대 운동도 일었다.
여러 활동가들은 항의의 뜻으로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시 임기 가능 연도인 ‘2036’이라는 숫자를 몸으로 표현하며 붉은 광장에 누웠고 야당 지지자들은 모스크바 중심에서 시위를 했다. 페테르부르크에선 1인 피켓 시위도 벌어졌다.
다만 개헌안은 투표참여자의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로 무난히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