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선주 측에 '불가항력' 통보…여름휴가 취소

노조 파업 장기화…정상납기 위해 잔업·주말 특근 불가피

입력 : 2020-07-06 오전 6:05:39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STX조선해양이 노조 파업에 따른 조업 차질로 선주 측에 불가항력(포스마쥬르, 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불가항력 선언은 조선소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납기를 맞추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한 면책조항이다. 
 
STX조선은 정상납기를 위해 여름휴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선박 건조에 매진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노조 파압 장기화 여파로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조선소 가동을 중단한다.  
 
당초 가동 중단 기한은 이달 12일 였으나 협력사가 고용유지 지원금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달간 휴업해야 했기 때문에 이달 16일로 연장했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지 한달이 넘었다. STX조선 생산직 500여명은 두개조로 나눠 6개월씩 순환무급 휴직 중이다. 노조는 무급휴직이 3년째에 접어들며 극심한 생활고를 겪자 유급휴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가 고정비 부담에 이를 거부하자 노조는 장기 파업에 들어갔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조선소 가동을 중단한지는 4주차에 접어들었다. 회사는 노조에게 복귀를 요청하고 있지만 노조는 오히려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STX조선은 노조가 가동중단 기한인 16일까지 복귀하지 않을 경우 휴업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선행작업이 이뤄지지 못하면 사내협력사의 후행작업도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복귀한다고 해도 비용부담 증가가 우려된다. 휴업으로 조업 일정이 늦어졌는데 선박 인도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잔업, 주말 특근이 불가피하다. STX조선은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하고 조업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8월 초로 예정된 조선소 여름휴가 일정도 취소하고 조업에 매달릴 예정이다.  
 
이같은 상황은 선주 측도 알고 있다. STX조선은 조업 차질이 빚자 선주 측에 '불가항력'을 통보했다. 불가항력 선언은 폭풍우, 지진, 홍수 등 자연적인 불가항력 외에도 노조 파업, 공장 폐쇄 등 매도인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선박의 인도 시점은 8월 말이다. 
 
통상 조선소가 납기내 선박을 선주 측에 인도하지 못할 경우 LD(공사지체보상금)를 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선주가 한달 정도 유예 기간을 주지만 지연이 더욱 길어지면 LD를 지급해야 한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선박 인도 일정 때문에 여러가지 대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노조가 16일까지 복귀하면 야간, 주말 특근으로 납기일정은 맞출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8월 말 인도 일정에 대해 장담할 수 없다. 노조 측에 업무 복귀를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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