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이 35년만에 최악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운송 수요 감소로 1년만에 전 세계 물동량 10억톤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시황이 나아지겠지만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업계가 시황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상 운송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시황이 올해 안에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은 올해 글로벌 물동량을 전년 대비 5.6% 감소한 111억9100만톤으로 전망했다. 당초 올해 증가율 전망치 -5.1%에서 0.5%포인트나 더 내린 것이다.
지난해 해상 물동량 118억5600만톤에서 6억6000만톤 줄어드는 것으로 35년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부산항에 적재된 컨테이너. 사진/뉴스토마토
선종 별로 보면 유조선 운임 상황이 심각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10개 산유국 협의체 OPEC+의 대대적 감산으로 유조선 운임이 바락으로 떨어졌다. 6월 말 기준, 중동-중국 항로 27만톤 규모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운임지수(WS)가 전달 65포인트에서 35.5포인트로 30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1일 평균 용선료는 3만7000달러로 손익분기점 3만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최근 들어 반등했던 벌크선 시장도 더이상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300대까지 떨어졌던 벌크선운임지수(BDI)는 점차 회복돼 이달 6일 1956를 찍었다. BDI는 2000을 목전에 뒀으나 선복량이 증가하며 10일 1810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나마 컨테이너선 시장이 선방하고 있다. 이달 초 기준 상해발 미서안행 운임은 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대)당 292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주동안 운임은 3459달러로 25.14% 올랐다.
이는 선사들이 물동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선복조절로 화물을 운반할 선박이 줄면서 운임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다행히 운임이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물동량이 더욱 줄거나, 선사들이 고운임 현상을 틈타 선복을 늘리기 시작하면 운임은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해운업계 불확실성이 높다보니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시간이 좀더 걸릴 전망이다.
클락슨은 내년 글로벌 물동량을 117억7500만톤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전망치 111억9200만톤에서 5.1%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여전히 2019년도 물동량 118억5600만톤엔 못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으로 올해 물동량이 크게 줄고 내년엔 반등할 것"이라며 "그러나 올해보다 늘어날 뿐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