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수요 급증 효과' BDI 한달새 400%'훌쩍'

올해 최고점 1794…초대형 벌크선 운임 3만달러 찍어

입력 : 2020-07-02 오전 6:1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해운 경기 선행지표인 벌크선운임지수(BDI)가 한달새 400% 가까이 급등했다. 중국이 경기 부양책으로 인프라 투자 확대에 나선 가운데 철광석 재고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철광석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벌크선 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단기 고점을 찍고 다시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벌크선운임지수가 6월29일 1794로 올해 들어 최고점을 찍었다. 
 
BDI는 해운 경기선행지표로 통한다. 주로 철광석, 석탄이나 곡물, 원재료를 운송하는 벌크선 운임지수를 뜻하고 지수가 높을 수록 해운경기가 호황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BDI는 한달 새 400%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5월14일만 하더라도 393까지 떨어지며 역사적 저점을 기록했지만 6월10일 764, 22일 1558로 상승했고 29일에는 1794로 치솟았다. 한달만에 356% 상승한 것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표영주 디자이너. 
 
중국의 경기부양책과 철광석 재고 확보 노력으로 철광석 수요가 늘면서 BDI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호주, 브라질 등에서 생산하는 철광석 60~70%를 수입하는 국가"라며 "경기부양책 일환으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철광석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철광석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철광석을 실어 나르는 케이프 사이즈(18만톤)급 벌크선 운임도 상승했다. 최근 케이프사이즈 일일 운임이 3만1000달러를 기록하며 6월 평균 운임 1만7000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케이프사이즈의 원가는 1만5000달러다. 그동안은 원가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화물을 운송해왔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벌크선 시장이 회복된 것이라는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BDI가 단숨에 1790선까지 올랐으나 금세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6월 운임 급등에 선사들이 철광석 운송을 위해 브라질로 벌크선을 보내고 있다"며 "태평양에서 브라질까지 한달이 걸린다. 선박들이 도착하는 7월 말이 되면 선복량 증가로 운임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철광석 재고 확보 노력은 운임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건설업은 7월부터 전통적인 비수기를 맞이했다. 철광석 수요가 줄어 수 밖에 없다. 더이상 상승세를 유지하긴 무리다.
 
이 관계자는 "중국의 철광석 재고가 낮은 수준인 것은 긍정적이지만 건설시장이 비수긴이 하절기에 들어가면 철광석, 석탄 수요도 떨어질 것"이라며 "최근의 강한 상승세는 끝물이라고 봐야 한다. 이달부터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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