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냉방병'

혈액순환·자율 신경계 이상 유발…실내외 온도 차 5도 이하 유지해야

입력 : 2020-07-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시베리아고기압의 영향으로 아직 무더위가 찾아오진 않았지만 기상청에서는 이달 말부터 8월 중순 사이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다음달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1.5도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무더운 낮시간은 아침저녁만큼 선선한 날씨가 아닌 만큼 실내에서는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냉방을 통해 시원하게 실내 생활을 지내는 것은 중요하지만, 차가운 공기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냉방병에 대한 주의 역시 필요한 시기다. 
 
냉방병은 공기가 순환되지 않는 실내에서 냉방이 지속됐을 때 나타나는 이상 증상을 말한다. 주로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이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실내외의 기온 차가 5~8도 이상이 넘어가게 되면 몸이 온도에 적응하지 못하게 돼 체온 조절에 실패한다. 체온 조절 과정이 막히면 자체적으로 노폐물과 열기를 배출할 수 없게 돼 혈액순환을 어렵게 하고 자율 신경계에 변화가 생기는 등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또 차가운 바람이 지속적으로 유지가 되면 습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호흡기 점막이 말라 호흡기 기능이 떨어지고 세균 감염이 취약하게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냉방병의 일반적인 증상은 두통 및 기침, 오한, 발열, 인후통 등이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드물지만 근육통이나 소화불량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심할 때는 어지럼증이 동반될 수 있다. 
 
박주현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는 "알레르기가 있거나 이미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는 만성 질환 환자가 냉방병에 걸릴 시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내의 냉방 환경을 개선하면 대부분 냉방병은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따라서 냉방병의 증상이 나타날 시, 에어컨 사용을 중단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하지만 콧물, 코막힘, 소화불량, 몸살 기운 등과 같은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고 약물치료를 병행하도록 한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 차이를 5도 이상 나지 않게 유지한다. 특히 실내 온도를 25도 이하로 낮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냉방을 할 시에는 처음에는 온도를 낮췄다가 점층적으로 올리는 방법이 좋다. 또 정기적으로 실내 환기를 시켜 새로운 공기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한다. 차가운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게 실내에서는 긴 소매의 카디건이나 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가운 음식이나 음료보다는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주어 체온을 유지해 주는 방법도 냉방병을 예방할 수 있다.
 
박주현 교수는 "냉방병은 몸의 면역력이 낮을 때 걸리기 쉬우므로, 정기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고 과음 및 과로를 하지 않는 등 꾸준한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실내외의 기온 차가 5~8도 이상이 넘어가게 되면 몸이 온도에 적응하지 못하게 돼 냉방병에 걸릴 수 있다. 사진/고대 안산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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