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캡리포트)한국저축은행 '보수적 운영으로 돋보이는 안정성'

BIS비율 9.96% 유지로 양호
부진 딛고 2011년 300억 순익 기대돼
업계 공적 지원으로 불안정성 해소 예상

입력 : 2010-06-16 오전 11:20:33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앵커) 먼저 업계 현황에 대해서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한국저축은행(025610)은 한국ㆍ진흥ㆍ경기ㆍ영남저축은행 계열의 대표은행으로 지난 1995년에 상장됐습니다. 한국저축은행 계열 은행 자산을 모두 합하면 약 9조원대로 10조원대에 육박하는 부산저축은행 에 이어 업계 두번째 규모가 됩니다.
 
한국저축은행 계열 은행의 경우 다른 은행 계열과 달리 계열사 간 자산 분산 규모가 안정적입니다. 다른 저축은행의 경우 모회사 자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보니 모회사가 리스크에 빠지면 자 회사까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저축은행은 오히려 자회사 자산규모가 더 큽니다.
 
2010년 3월 31일 현재 한국저축은행 최대주주는 씨앤씨캐피탈로 총 29.33%를 보유 중이며 씨앤씨캐피탈 특수관계인 문화창업투자가 9.87%, 윤현수(개인)이 0.71%를 갖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말 기준 매출액은 1219억원으로 중견급 은행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그럼 은행의 당기 순익 추이는 어떤가요?
 
기자) 작년 6월 결산 기준으로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저축은행 PF부실 문제가 제기되면서 96억원이라는 저조한 실적을 냈습니다. 2010년 3월 결산 결과 122억원 순익을 내 6월 결산 때는 약 180억원에서 최대 200억원 가량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더불어 PF부실이 해결되고 경기회복세가 진전되면 2011년 6월 기준 순익은 약 300억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전히 금융위기전의 체력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지만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한국저축은행 만의 특징,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한국저축은행 계열 은행들은 업계에서 보수적인 자금 운영을 하기로 유명합니다. 자산 규모에 자만하지 않고 내실을 다지며 차분하게 은행 수익성을 도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국제결제은행 즉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윱니다. 역마진이 예상될 정도로 이자 부담이 큰 신상품, 리스크 관리 위험이 높은 대출 등을 최대한 자제하며 은행 본래의 예대마진에 기대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보수적 운영은 최근 이 은행의 BIS비율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저축은행의 BIS비율은 9.96%로 거의 10%에 이릅니다. 위험자산이 늘었지만 그만큼 자기자본을 충실히 쌓아왔기 때문입니다.
 
앵커)최근 저축은행 업계에서 PF대출이 많이 문제가 되는 것 같은데 정확히 PF대출이란 게 어떤 거죠?
 
기자) 네 저축은행을 말하면서 이 PF대출은 꼭 빼놓지 말고 살펴보셔야 할 항목입니다.
부동산프로젝트 대출(PF)은 부동산 개발 사업과 관련된 토지매입 자금에 대한 계약금, 중도금, 잔금과 공사비 등을 지원하는 여신 상품입니다.
 
아파트, 상가 등에 대한 분양형 부동산 개발과정에서 저축은행이 시행사에게 토지매입자금을 대출하면 시행사가 관련 지자체의 인허가와 사업승인을 얻은 후 은행등에서 대출을 받아 저축은행 대출을 상환하는, 단기 브릿지론 성격의 자금이 많습니다.
 
즉 부동산개발 사업자가 건축 인허가를 받거나 땅을 매입하기 전에 필요한 자금을 저축은행에서 빌리고, 실제 사업이 시작되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는 방식이 되는 겁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PF대출은 부동산 경기침체로 미분양 주택이 늘거나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면서 건설사의 사업이 지연되는 경웁니다. 또 은행들이 저축은행의 PF대출을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실제 관련사들의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남양건설에 이어 지난 7일 성우종합건설, 8일 진성토건 등이 줄줄이 워크아웃 혹은 부도처리 됐지요. 경기가 좋았던 지난 몇 년간은 고분양가로 높은 수익을 냈지만 최근 들어 수요 이상 공급이 많아지면서 중견건설사의 추가 부도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이들 건설사에 PF 대출을 해준 금융권 부실도 역시 불가피해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저축은행의 PF대출 규모를 약 10 조원 가량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앵커)그렇다면 한국저축은행의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한국저축은행은 특유의 보수적 운용으로 PF 대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낮추어 온 결과 2010년 3월말 기준으로 총여신 1조6134억원 대비 PF 대출 비중이 3888억원으로 약 24.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작년부터 PF대출 중 부실자산을 정리함으로써 현재는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되는 위험성 PF대출은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현재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 있다고 하던데 어떤 건가요?
 
기자) 네 설명 드렸던 한국저축은행의 최대 주주 씨앤씨캐피탈이 한국저축은행과 경기, 영남저축은행 등을 하나의 금융지주회사 계열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중입니다. 금융위원회 인가를 거쳐 금융지주회사로 전환된다면 저축은행 업계 최초로 첫 번째 금융지주사의 명예를 얻을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성공적인 전환 이후 금융지주사 밑에 증권 보험 등 여타 업종을 갖추고 균형적인 수익구조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된다면 수익성은 앞으로 더 좋아질 전망입니다.
 
앵커)좋은 얘기가 많은데 그렇다면 수익성에 장애가 되는 요인은 없는 건가요?
 
기자)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무수익여신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겁니다.
 
지난 2009년 기준 5.67%에 불과했던 무수익여신비율은 2010년 3월 들어와 7.81%로 2%포인트 이상 커졌습니다. 이미 PF대출 중 고정이하여신을 해소했기 때문에 무수익여신 중 PF대출건은 없고 대부분이 중소기업 아파트 담보대출 등입니다.
 
여기에 올해 3월 기준 예대율은 75.14%로 2008년 94%, 2009년 80%에 이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출취급액이 조금 줄었지만 예금이 더 많이 몰리면서 예대율이 하락한 겁니다.
 
이에 따라 자본의 효율적 활용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저축은행 PF부실 문제를 돌아볼 때 오히려 적극적으로 PF대출을 늘렸다면 부실 비율과 위험성이 더 커졌을 거라고 판단됩니다.
 
특히 건설 경기 흐름이 회복은 커녕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시각이 다수인 상황에서 이와 관련된 대출을 줄이고 주택이나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여력을 갖춘 것은 현명한 판단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앵커)저축은행 업계의 경우 불확실성이 많이 얘기되는데요. 이런 점이 좀 해소돼야 주가에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지 않을까요?
 
기자) 부동산 PF 부실화 문제, 과거 부실화 요인이었던 소비자 신용 정리 문제 등 저축은행 업계 전반에 자산 건전성을 해치는 여러문제들이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을 막은 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저축은행의 경우 첫째 은행 자산규모가 크다 보니 어느 정도 부실이 발생해도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둘째로 업계 가장 큰 불안인 부동산 PF 문제의 경우 부실자산을 적극적으로 정리한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실화되지 않은 정상 자산에 대한 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비교적 낮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자산관리공사(캠코)를 중심으로 부동산 PF 부실화에 따른 저축은행의 건전성악화를 막기 위해 PF 부실채를 최대 약3조원 가량 매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저축은행들이 6월 결산인 점을 감안해 이달 안으로 속도감 있게 관련 대책이 나올 예정입니다. 이런 정책은 업계의 PF대출 부실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해소해주기 때문에 저축은행업계에 긍정적인 뉴스로 평가됩니다. 실제 작년 캠코가 1조7000억원의 부실채권을 매입해준 이후 저축은행의 유동성과 수익성은 크게 개선된 바 있습니다.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구조조정 우려는 상당 수준 완화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앵커)그렇지만 이런 정책들이 업계 구조조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금융시장의 안정성 제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의 제고를 위해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한게 사실입니다. 이 같은 정책은 장기적으로 금융업종에 긍정적인 뉴스로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조정 보다는 업계에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있는 대책이 나온다는 점에서 관련 주가에는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게 사실입니다.
 
한국저축은행 주가는 최근 3년간 지난 5월말에 최저가인 9,360원까지 떨어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PBR 역시 상당히 낮아 저평가돼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는 " 경영실적보다는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물량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한 가지 주의깊게 보실 사항은 감독당국의 정책 방향입니다. 지난 2008년 12월 금융감독원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캠코를 통한 부실 또는 부실우려 PF채권 약 1조3000억원을 매입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을 때 저축은행 업계 종목은 모두 상한가를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과거사례를 볼때 당국의 정책방향이 정해지면 한국저축은행을 비롯한 업계 전반의 주식은 크게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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