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 이력이 없는 중소 온라인 사업자들에게 한 달 매출 규모의 대출을 해주는 금융 서비스를 연내 시작한다. 정산 기간도 기존보다 단축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8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파트너스퀘어에서 '네이버 서비스 밋업' 행사를 열고 올해 중으로 'SME 대출'과 '빠른 정산'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SME(중소기업) 대출은 금융 이력이 없는 온라인 중소 사업자들도 은행권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온라인 사업자들은 물건 재고가 있어야 빠른 배송이 가능하며 한 달 정도의 사업 융통 자금이 필요하다"며 "사업자 대출 규모는 한 달 매출 정도이며 사업 규모가 크다면 5000만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SME 대출은 사업 정보를 활용해 대출 심사를 하므로 승인률과 한도가 기존 금융권보다 높고 네이버쇼핑에서 일정금액 이상의 매출만 있으면 신청이 가능하다. 본인 명의 휴대폰만 있으면 한도와 금리를 확인할 수 있다.
회사는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들의 사업 정보를 평가하기 위해 ACSS(대안신용평가시스템)의 1차 개발을 완료했다. ACSS는 기존 신용평가회사(CB)의 금융 데이터에 네이버파이낸셜의 인공지능(AI) 모형을 더해 개발됐다. 기존 신용정보가 없는 사업자들을 평가하는 항목에는 △매출의 안정적 성장 여부 △단골고객으로 남는 비중 △주문 즉시 상품 배송 여부 △구매 리뷰의 긍정적·부정적 여부 등이 포함됐다. 긍정적 구매 리뷰를 그대로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해 김유원 네이버파이낸셜 데이터랩 박사는 "리뷰에 대한 분석은 네이버가 업으로 삼고 있는 업무 중 하나이므로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SME 대출 대상은 네이버쇼핑의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들이다. 회사는 향후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 대표는 "SME 대출은 스마트스토어를 대상으로 우선 시작하며 잘된다면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업자들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정산기일을 기존 9.4일에서 5.4일로 단축할 계획이다. 이는 구매 확정 후 정산에서 배송완료 후 정산 방식으로 바꾸면서 가능하게 됐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28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네이버 서비스 밋업'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파이낸셜
최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됐던 네이버통장의 명칭과 자동차 보험 비교견적 서비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통장도 처음 명칭을 정할 때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았다"며 "이후 금감원에서 명칭 변경을 요구해 미래에셋대우CMA 네이버통장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자동차 보험 비교견적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보험 업계에서 네이버가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한다거나 향후 네이버에 종속돼 수수료 인상이 우려된다는 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자동차 보험 비교견적 서비스는 검토 중이지만 출시 자체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 데이터거래소에 다양한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이다. 김 박사는 "네이버의 데이터를 적극 공개해 더 많은 엔지니어가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데이터 공개 과정에서 사용자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지 않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금융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디지털금융 종합혁신 방안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최 대표는 "금융위의 방안이 디지털 금융 경쟁 환경과 사용자 혜택에 대한 의지가 강해 환영한다"며 "참여 기업들이 좋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공정하게 경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