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전남 영광 모 중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다 췌장염으로 돌연 사망한 남학생이 사망 전 다른 남학생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영광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본부장으로 한 영광학폭사고처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지난 3일 급성 췌장염으로 숨진 영광 모 중학교 1학년 A군은 지난 6월10일부터 17일까지 8일 동안 기숙사에서 동료 남학생들로부터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28일 밝혔다.
A군은 급성 췌장염으로 지난 3일 숨졌다. 그러나 A군의 부모는 아들의 사망이 기숙사에서 친구들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A군 부모에 따르면 이 학교는 대안학교로 기숙사 생활이 원칙이다. A군 부모는 아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친구들에 의한 성추행이 매일같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군 부모는 아이의 급성췌장염에 따른 사망도 성추행과 관련이 있다는 입장이다.
A군의 아버지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부터 (A군이) 계속 불안해 했다. 가해 학생들이 (성추행을) 하던 시간대만 되면 이상 증상들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해 학생의) 분리조치 통보를 받고 (A군이) 학교에 가려했는데 ‘가해 학생 중 1명이 (학교에)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 소리를 듣고 (A군의) 호흡도 가빠졌고, 병원에 갔더니 췌장염 수치가 800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중환자실 들어가서 3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호소했다.
A군의 부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고, 해당 청원은 28일 답변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논란이 커지자 전남도교육청은 대책본부를 구성해 진상조사를 진행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피해 학생 부모는 가해 학생을 4명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학생과 학부모들의 진술은 약간씩 다르지만, 성추행 사실이 있었다는 것은 확인됐다”며 “학교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