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국립대 29곳과 서울시립대 등 30곳에 달하는 대학이 등록금 반환을 결정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립대학교 29곳, 서울시립대학교까지 30개 대학이 등록금 문제를 학생들과 협의해서 돌려주겠다고 결정했다”며 “일부 사립대에서도 학교 학생들과 협의해서 10만∼20만원, 혹은 1학기 등록금의 10%를 특별장학금 형태로 돌려주고 있다.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일부 대학이 특별장학금을 지급하는 대신 기존에 있던 성적 장학금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학생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대학이 학생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그런 방식을 채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1학기 대면 수업·실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자 학생들은 각 대학에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1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주축이 된 ‘등록금반환본부’는 수업권을 침해받았다는 이유로 전국 42개 대학에 등록금반환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면 수업·실습에 차질을 보이면서 각 대학생들은 교육부와 대학에 등록금 반환과 학습권 침해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대학은 재정난을 들어, 교육부는 ‘대학과 학생이 해결할 사안’이라며 책임을 회피해왔다. 특히 비대면으로 해결이 어려운 실기·실습 위주의 수업이 이뤄지는 예체능 계열의 학생들의 반발이 컸다.
국내 최초로 건국대학교가 코로나19 사태로 등교수업을 하지 못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보상 차원으로 등록금 반환을 결정했다. 학생 한명당 적게는 29만원에서 많게는 43만원을 돌려줄 계획이다. 건국대는 2학기 등록금을 8.3% 감면할 계획이다. 최종 금액은 납부한 수업료에 따라 달라진다.
등록금 반환은 초기만 해도 지도 미비와 사적 비용이라는 이유로 외면받았다. 유 장관은 지난 3월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학 등록금 반환 여부는 대학 총장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교육부가 등록금 문제 해결에 나설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답변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학기당 500만원 안팎을 오가는 등록금이 제구실을 못하자 당정 협의를 거쳐 점차 공감대가 확산됐다. 교육부도 나서 각 대학으로부터 예산 추계 등의 자료를 넘겨받아 점검하고, 코로나19로 예산이 절감된 상황 등을 분석했다. 국립대들이 대거 등록금 반환에 동참한 만큼 사립대들도 상당수 동참이 이어질 전망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