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LG화학(051910)이 고용량 장수명 전기차 배터리로 시장을 정조준한다. LG화학이 개발한 배터리는 전기차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긴 충전 시간을 대폭 개선한 제품으로, 다른 국내 배터리사들도 성능과 안전성을 높인 배터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30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25분 이내에 80%를 급속충전하고 1회 충전으로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프리미엄 EV용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LG화학이 지난해 R&D 분야에 1조1323억원의 투자를 집행한 데에 따른 성과다.
LG화학은 30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25분 이내에 80%를 급속충전하고 1회 충전으로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프리미엄 EV용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LG화학 배터리 공장 내부. 사진/뉴시스
이번 기술 개발은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전기차 급속충전 시간인 40~60분을 20분대로 끌어 내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업계에선 LG화학이 전기차 상용화의 첫 과제인 '충전 시간 단축'을 해결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3세대 전기차용 전지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면서 전구체 조성·구조 최적화와 양극재 구조 안정화 기술을 확보하고 안정성 검증을 마친 상태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2021년 이후 3세대 전기차 시장 성장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에너지밀도 배터리 개발과 전기차용 양극재 개발 외에 전기차 배터리 모듈용 방열 접착제 개발 등 전기차 관련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셀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시키고 배터리 모듈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방열 접착제의 접착력을 10배, 기계적 강도는 20배 향상된 우레탄계 방열 접착제를 향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모듈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시장 선두주자인 LG화학을 비롯해 삼성SDI, SK이노베이션도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 확대, 충전 시간 단축 등 과제를 풀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삼성SDI도 현재 양극재 배터리를 개발 중에 있다.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인 삼성SDI 5세대(Gen5)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하이니켈(High-nickel)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가 사용되며, 1회 충전으로 최대 600km까지 주행 가능한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Gen5 배터리는 현재 개발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성능 테스트를 마친후 다음해 고객사 전기차에 탑재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차세대 배터리 기술인 리튬 메탈 배터리 구현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2019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존 굳이너프(John B. Goodenough) 텍사스대학교 교수와 덴드라이트(Dendrite) 문제 해결에 나섰다. 덴드라이트 현상은 배터리 충전 시 리튬이 음극 표면 쌓이면서 결정체가 생기는 현상인데, 이는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리고 화재나 폭발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