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금융 데이터 고도화를 통해 소상공인 대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카드사, 빅테크 기업 등이 잇따라 관련 사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데이터3법 개정안 시행으로 신용평가 데이터 활용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고객 선점 경쟁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신용평가 데이터 고도화를 통해 소상공인 대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에 위치한 한 은행 대출 창구에서 대출 희망자가 서류 등을 작성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 대출이 새로운 사업 먹거리로 부상했다. 카드사들은 오는 5일 신용정보보호법 등 데이터3법 개정으로 신용평가(CB)업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신규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그간 활용되지 못했던 소상공인 가맹점 매출액 및 상권 정보 등을 금융기관에 제공해 데이터 판매 사업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직접 소상공인에게 대출 정보 제공 및 중개까지 해주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까지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CB업에 뛰어드는 데는 자사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 외에도 개별 고객 또는 타 금융기관 등 필요한 업체에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부가적인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B업 입지를 가장 확고하게 구축한 업체는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되면서 '마이크레딧' 서비스를 선보였다. 마이크레딧은 업계 최초로 선보인 소상공인 맞춤형 신용평가 체계로, 현재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에 데이터를 제공 중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소상공인 데이터가 비즈니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인포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도록 빅데이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도 지난 6월 선보인 소상공인 신용평가 서비스 '비즈 크레딧'을 론칭한 바 있다. 비즈 크레딧은 소상공인 신용평가, 휴폐업 예측 정보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이달부터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가맹점 통계정보를 신협의 대출 심사에 제공하는 등 CB업 기반을 닦아놓은 바 있다.
이외에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등도 연내 CB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현대카드는 자영업자 CB를 기반으로 한 전용 대출 플랫폼을 준비 중이며, KB국민카드는 한국기업데이터와 제휴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나카드도 나이스신용평가와 협업을 통해 CB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빅테크 역시 소상공인 대출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한 축이다
.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28일 소상공인 전용 대출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 네이버파이낸셜은 자체 대한신용평가 모형을 활용해
NAVER(035420) 온라인 쇼핑몰 스마트스토어 입점 소상공인에게 대출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용평가 모형이 안정되면 향후 대출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제도권에서 제외됐던 소상공인을 겨냥한 대출 시장이 안정적으로 형성되면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서민금융기관을 표방하는 저축은행 및 카드사, 핀테크 등 2금융의 신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합종연횡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를 좀 더 유연하게 할 수 있게 되면 본격적으로 소상공인 대출 비즈니스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