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유산’ 배달앱 본격화, 낮은 수수료에도 활성화 고비

입력 : 2020-08-04 오후 1:13:11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도한 배달앱 ‘제로배달 유니온’이 내달 서비스 시작을 앞두고 본격적인 가맹점 모집에 나섰다. 낮은 수수료는 장점으로 꼽히지만 초기 활성화가 고비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제로배달 유니온 가맹점 입점은 음식점, 카페, 동네마트 등 배달이 가능한 물품을 판매하는 서울에 사업장을 둔 소상공인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신청을 원하는 소상공인이 홈페이지에 접속해 원하는 배달앱사를 선택하면 직접 가맹점에 방문해 POS 기기 연계 메뉴 등록 등 서비스 환경을 구축해준다.
 
제로배달 유니온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산로 꼽힌다. 기존 대형 배달플랫폼사들이 평균 6~12%의 높은 배달중개수수료를 부과하자 박 시장은 소상공인 간편결제인 제로페이의 배달앱 버전을 지난 6월 발표했다. 이용선·허영·윤준병 국회의원 등을 통해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하며, 제도적 뒷받침도 마련했다.
 
제로배달 유니온의 가장 큰 장점 역시 수수료다. 가맹점 확보·가입에 드는 마케팅·투자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소상공인 가맹점이 배달업체에 내는 중개수수료를 인하해 0~2%의 수수료를 실현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서울사랑상품권의 온라인 결제를 도입해 경제적 이점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배달앱 3사의 장벽이 두터운 상황에서 제로배달 유니온의 가장 큰 과제는 초기 활성화다. 관 주도 공공앱이 아니라 서울시와 한국간편결제진흥원, 민간배달앱 사업자가 협력해 개발한 민관 협력방식이라는 부분은 확장성이 넓다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초기 시장안착을 더디게 할 수 있다.
 
또한 제로배달 유니온에 참여한 16개사들이 대부분 중소 사업자로 아직 소비자에게 각인시키지 못한 부분도 단점이다. 제로페이 역시 민관 협력방식을 장점으로 내세웠지만, 10개가 넘는 사업자들이 참여하다보니 소비자에게 좀처럼 다가가는데 애먹었다. 마찬가지로 제로배달 유니온도 각 사업자마다 다른 앱으로 사용할 경우 소비습관을 길들이는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서울사랑상품권을 내세웠다. 서울사랑상품권 자체가 최소 7% 할인 구매가 가능한데다, 제로배달 유니온을 이용할 경우 10% 추가할인 이벤트도 제공할 예정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최대 17~20%의 할인 혜택을 제공받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초기에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서울사랑상품권을 이용한 이벤트를 계획 중”이라며 “더 많은 소상공인들이 가맹할 수 있도록 25만 제로페이 가맹점을 대상으로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6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10개 민간 배달사와 함께 제로배달 유니온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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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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