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가 롱텀에볼루션(LTE) 대비 불과 4배 빠른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의 허위·과장 광고 문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통사의 경쟁적 투자가 촉진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과기정통부는 5일 '2020년 상반기 5G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통 서비스의 주요 지표인 다운로드 속도는 통신사별로 △SKT 788.97Mbps △KT 652.10Mbps △LG유플러스 528.60Mbps 등 순서였다. 3사 평균 전송속도의 경우 다운로드 기준 656.56Mbps를 기록해 지난해 LTE 평균 전송속도인 158.53Mbps보다 약 4배 빠른 수준이었다. 5G 이용 중 LTE로 전환된 비율은 6.19%(다운로드 시)였다.
과기정통부는 통신 3사 5G 품질평가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사진/과기정통부
이번 조사와 관련해 실제 소비자 인식과 동떨어진 결과라는 비난도 나온다. 고가 요금제의 5G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실제 이용은 LTE로 전환된 경우가 많은데, 이번 평가가 그런 점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목소리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 팀장은 "5G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적은 기지국에 따른 불통이 문제인데 이번 표본 평가는 기지국이 제대로 설치된 지역만 조사한 '통신사 봐주기 조사'였다"며 "표본도 전부 공개해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6월 이통 3사의 허위 광고를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LTE 대비 최대 20배 빠른 속도', '이론상 20Gbps 가능' 등의 광고 내용이 소비자를 기만한 내용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조사는 서울·6대 광역시의 통신품질과 커버리지 현황 등을 점검했다. 평가 대상을 옥외(행정동), 다중이용시설, 교통 인프라로 구분해 커버리지 점검 169개 및 품질평가 117개 등 총 286개의 표본을 평가했다. 이날 결과 브리핑을 맡은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통신 3사가 제출하지 않은 지역은 5G가 안 터지기 때문에 그 지역을 평가할 필요가 없었다"며 "이번 조사로 국민들이 통신사를 고를 때 5G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이 5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도 5G 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과기정통부는 5G 서비스 품질평가를 계기로 이통사의 5G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각사의 다운로드 속도, LTE 전환율 등이 구체적으로 공개돼 사업자별로 5G 품질 경쟁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홍 정책관은 "통신사의 경쟁적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통신사별 구체적 수치 등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고 평가했다"며 "인빌딩이나 통신 음영 지역 등 보완할 게 많다. 이번 평가가 통신망을 설치할 때 기준 지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중순부터 하반기 5G 품질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반기 평가에는 서울시·6대 광역시뿐 아니라 전국 85개시 행정동의 5G 품질을 평가할 예정이다. 홍 정책관은 "앞으로 기술 개발, 주파수 폭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5G 서비스가 이론적 속도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