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중형조선소가 코로나19 사태로 보릿고개를 넘지 못하고 신음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수주한 선박은 6척에 그친 가운데 신조선가 마저 하락하고 있어서다. 하반기에는 발주 시장 상황이 나아지겠지만 큰폭의 성장은 어려워 보인다.
10일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상반기 전 세계 중형선 발주량은 244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134척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9% 감소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발주량은 129만CGT, 64척으로 30.4% 하락했다. 대형선 발주 시장뿐만 아니라 중형선 시장도 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하게 침체된 모습이다.
국내 중형조선소가 코로나19 사태로 보릿고개를 넘지 못하고 신음하고 있다. 사진/STX조선해양
이에 따라 국내 중형조선소의 수주실적도 처참하다. 2분기에 11만3000~11만5000DWT(재화중량톤수)급 LR2 탱커 2척을 수주하며 상반기 수주량이 6척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중형 발주 시장 점유율은 작년 연간 기준 3.8%에서 올 2분기 5.2%로 소폭 상승했다. 국내 중형조선소 수주가 크게 줄었는데, 전체 시장의 충격이 더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일감 부족은 곧 신조 선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수주 자체가 줄고 있는데다 주력 선종의 선가 하락으로 조선소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선종별로 보면 5만톤급 MR탱커 선가는 작년 6월 3650만달러에서 200만달러 넘게 떨어져 3425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나마 1분기에는 100만달러 하락 하는데 그쳐 3550만달러를 유지했으나 2분기 들어 3.5% 가량 줄었다.
중형 컨테이너선도 대체로 하락했다. 우선 3600~38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분)급 선가는 전분기와 같은 4200만달러를 유지했으나 발주량이 전무해 의미가 없었다. 2100TEU급 피더 컨테이너선도 상반기에 5% 하락하며 2400만달러로 집계됐다.
벌크선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2분기에 4만DWT급 핸디사이즈 벌크선은 전분기 대비 2.1% 하락한 2350만달러를 기록했다. 양종서 해외경제연구소 박사는 "벌크선은 작년 9월 이후 점차 하락하는 추세"라며 "상반기에 코로나19 악영향으로 하락률이 다소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발주시장이 크게 쪼그라든 가운데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시황이 극적으로 좋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발주 시장은 워낙 절망적이었다"며 "하반기에는 상황이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황 침체의 근본적 이유인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정상적인 수요가 나올 수 없다"고 우려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