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교촌에프앤비의 프랜차이즈 직상장 도전이 이달 예비심사 결과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프랜차이즈 직상장 1호라는 타이틀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교촌이 이미 오너리스크를 겪은 만큼 한국거래소의 송곳 심사 통과가 관건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준비중인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4월23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으나 3개월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거래소의 상장심사 기간은 45영업일로 6월 말까지 심사 결과가 나오는 것이 통상적이나 교촌에프앤비의 경우 거래소가 심사 과정에서 추가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은 프랜차이즈 기업의 첫 직상장 도전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바디프랜드가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다 철회하면서 교촌에프앤비가 상장할 경우 직상장 첫 사례가 된다. 현재 증시에 상장된
해마로푸드서비스(220630),
디딤(217620) 등은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동안 2020년 상장을 목표로 공을 들여왔으나 과거 발생한 오너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입장이다. 2018년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의 친인척이자 교촌에프앤비의 상무였던 권순철씨의 사내 폭행 및 폭언으로 갑질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이 알려진 직후 권 상무는 사표를 제출했으나 파장은 교촌치킨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롯데그룹 사장을 지낸 소진세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다만 교촌에프앤비의 지분은 여전히 권원강 전 회장이 95.6%(작년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입장에서도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이 중요하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프랜차이즈 직상장이라는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경우 상장 주관 트랙레코드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본아이에프, 이디야, 더본코리아 등이 과거 직상장을 준비했거나 할 예정인 만큼 이번 사례가 상장 예정 프랜차이즈에게도 표본이 된다.
교촌에프앤비의 상장 절차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순항중인 IPO사업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6개 기업을 상장시키며 NH투자증권에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주관실적 2위(기업 수)를 기록중이다. 현재 네오이뮨텍, 솔루엠, 명신산업, 엔비티, 뷰노, 소룩스 등의 상장을 진행중이고, 내달까지 최소 3개의 상장 주관기업이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다만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정우현 전 회장의 갑질 문제로 경영 위기를 맞고 결국 상장폐지위기에 놓였음을 감안하면 오너 리스크를 단순히 과거의 이슈로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기업 경영진 이슈는 상장 심사 항목인 '질적심사'와도 관련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질적 심사에서는 기업 계속성, 경영 투명성, 재무 안정성 등을 평가하는데 오너 리스크와 같은 경영진에 대한 내용은 경영투명성 항목에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교촌에프앤비가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며 '프랜차이즈 첫 직상장'으로 주목받았으나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서울 교촌치킨의 여의도 매장. 사진/뉴시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