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흑자 낸 HMM, 다음달 해운재건 '마지막 퍼즐' 맞춘다

2분기 영업익 1387억원…2015년 1분기 이후 처음

입력 : 2020-08-12 오후 3:00:02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HMM(011200)이 무려 5년3개월 만에 적자의 늪에서 탈출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따른 비용절감과 경영 효율화 작업이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HMM은 오는 9월 마지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수해 해운재건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다. 
 
HMM은 12일 공시를 통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3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1분기 이후 21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7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28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매출 2조6883억원, 영업이익 136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0.9% 하락하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표/HMM
 
21분기만의 흑자전환엔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수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HMM은 지난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일환으로 국내 조선사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각 5척, 7척 등 총 12척을 발주했다. 
 
HMM은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9척을 인도받았으며 이중 7척은 만선 출항시켰다. 만선 여부는 아시아의 마지막 기항지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시점 기준이며, 8, 9호선은 현재 아시아 구간을 운항 중이다. 
 
HMM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운항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비용절감 효과도 이끌었다. 특히 4월1일부터는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영업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HMM 관계자는 "코로나19 악화로 컨테이너 적취량,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4월부터 시작된 디 얼라이언스 신규 해운동맹 가입, 세계 최대 24000TEU급 컨테이너선 투입 등으로 인해 21분기만에 흑자전환했다"고 말했다. 
 
오는 9월11일에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마지막호선 '에이치엠엠 상트페테르부르크(HMM St Petersburg)'호를 인수해 아시아-북유럽 항로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 선박은 컨테이너박스 2만4000개를 한번에 운반할 수 있는 규모로, 길이는 400m, 폭은 61m, 높이는 33.2m에 달한다.
 
이로써 HMM은 4월23일 첫호선인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9월까지 12척의 컨테이너선을 모두 인수해 주간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마지막호선 인도일을 확정하고 건조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다. 현재 공사 진행률은 90% 수준으로 조만간 선박에 페인트를 칠하는 도장 작업을 끝내고 시운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재곤 삼성중공업 운반선 PM(프로젝트 매니저) 파트장은 11일 상트페테르부르크호 취재를 위해 거제조선소를 찾은 기자들에게 "HMM으로부터 5척의 선박을 수주했는데, 현재까지 4척을 건조해 잘 인도했다"며 "마지막 선박도 문제 없이 잘 인도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전했다.  
 
HMM은 "고객중심의 차별화된 해운 서비스 제공, IT 시스템 개선 등 경영혁신을 통한 내부역량 강화와 영업 체질개선 등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이 건조 중인 초대형 컨테이너선 12호선 '에이치엠엠 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HMM
 
한편 HMM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도 탄력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HMM이 오는 2022년 당기순이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실적 모니터링 및 상시 평가를 위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현재 59만TEU 수준의 컨테이너선 선복량을 2020년 100만TEU까지 확대해 미주 동안, 남미, 중동 등 신규 항로를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해 해운업계에 대한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해진공의 선박 매입후 재대선 사업에 운용리스 사업을 추가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선사-조선사-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는 리스전문 선주회사(Tonnage Provider)도 설립할 예정이다. 
 
해운업 지원 인프라도 구축한다. 선원에게 해외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청년 해기사를 대상으로 유럽 등 해외선사 승선실습을 지원한다. 해수부는 "선사의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불황기에도 안정적인 선박 투자가 가능한 기반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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