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일선 검찰청의 직접수사부서를 줄이고, 이에 따른 대검찰청의 조직을 개편하는 내용의 추가 검찰 직제개편이 추진된다.
법무부는 그동안 직접수사 총량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추진한 직제개편의 후속 조처 내용을 담은 직제 개정안이 차관회의에서 가결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가결된 제정안은 오는 25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검사가 수사를 개시하는 범죄 범위가 제한되고, 국민의 실생활과 직접 관련된 민생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에 집중하기 위해 직접수사·전담수사부서 14개를 형사부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울중앙(2개)·수원·부산지검 등 3개청을 공공수사부 거점 청으로 유지하고, 나머지 인천·대전·대구·광주지검 등 4개청 4개 공공수사부를 형사부로 전환해 공공수사를 전담하면서 일반 형사 사건을 분담하도록 했다. 또 서울중앙·인천·수원·대구·부산·광주지검 등 6개청의 6개 강력부와 인천·부산지검 등 2개청의 2개 외사부를 강력범죄형사부와 외사범죄형사부로 전환한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연말까지 현행대로 운영하고, 내년 1월1일 수원지검으로 이관한 후 산업기술범죄수사부와 통폐합해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형사부로,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는 사이버범죄형사부로 각각 전환해 전담 사건을 유지하면서 일반 형사 사건을 분담한다.
이와 함께 형사 사건의 신속하고 충실한 처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 등 전담 조사부에도 일반 송치 사건 처리 등 형사 사건 업무 분장하도록 해 형사부의 업무를 고르게 분담하고, 형사 사건 처리의 전문성도 강화하도록 했다.
아울러 비직제로 운영되던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형사부, 제주지검 형사3부 등 3개 형사부도 정식 형사부로 직제화해 형사부를 강화했다.
이번 개정안은 그동안 서울중앙지검 1·2·3·4차장 산하가 각각 형사부, 공공수사부·공판부, 반부패부, 조사부 중심으로 운영됐던 것에서 형사부를 1차장~3차장 산하로 분산해 형사부 지휘 체계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서울중앙지검의 직접수사 기능은 반부패수사1·2부, 경제범죄형사부, 공정거래조사부, 강력범죄형사부, 범죄수익환수부 등 4차장 산하로 집중해 부패 범죄 등 중요 범죄 대응 역량의 효율성을 높이도록 했다.
그 외 일선 청 형사부는 송치 사건 처리를 기본 업무 분장으로 하고, 반부패부나 공공수사부가 설치되지 않은 검찰청에 대해서는 1개 형사부만 직접수사 업무를 분장하도록 한다.
일선 청의 조직 개편에 따라 대검의 지휘 기능이 변화되면서 기구도 조정·신설된다.
우선 지난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된 직접수사 부서 축소, 검사 수사 개시 범위 제한 등에 상응해 대검의 수사정보정책관(1개 정책관, 2개 담당관)을 수사정보담당관으로 축소·조정한다. 반부패·강력부 산하의 수사지휘과와 수사지원과, 조직범죄과와 마약과를 통합하고, 공공수사정책관·과학수사기획관의 기능은 각 부에서 수행하도록 하는 대신 검찰 내 형사정책과 인권정책을 총괄하는 기구를 신설했다.
또 일선 청 형사·공판부 확대로 대검 형사부에 형사3·4과를, 공판송무부에 공판2과를 신설해 형사·공판 지휘 기능을 강화하도록 했다.
인권부 신설로 도입된 인권수사자문관 제도 등이 실효성 있게 운용되지 않는 현 상황을 고려해 인권부를 대검 차장검사 산하 인권정책관 체제로 개편하고, 인권기획·인권감독 업무와 양성평등 업무까지 총괄·지휘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변화하는 사법 환경에 대응해 대검 차장검사 산하에 검찰 제도와 형사사법에 관한 연구 등을 담당할 형사정책담당관을 신설해 새롭고 효율적인 검찰 업무 시스템을 준비하도록 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7개청 10개 특별수사부를 3개청 6개 반부패수사부로 축소하고, 올해 1월 직접수사부서 13개를 형사·공판부로 전환하는 등 지속해서 직접수사 총량을 축소하는 내용으로 직제개편을 추진해 왔다.
법무부 관계자는 "직접수사 부서에서 전환된 형사부가 '무늬만 형사부'로 왜곡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형사부로 기능하게 하는 등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민생중심·인권중심의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수사권 개혁 관련 법령이 내년 1월 1일부터 순조롭게 시행될 수 있도록 법무부는 일선 검찰청을 포함한 대검의 의견을 들어 새로운 업무 시스템을 신속하게 구축하고, 새로운 형사사법 시스템에 부합하는 조직 개편을 차례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접수사 총량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추진한 직제개편의 후속 조처 내용을 담은 직제 개정안이 20일 차관회의에서 가결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