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이달 말 구조조정 대상 확정…해고는 다음달 30일

재매각 위한 조직 슬림화

입력 : 2020-08-21 오전 10:38:53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재매각을 추진하는 이스타항공이 구조조정을 본격화한다. 구조조정 명단 확정일과 해고 통보일까지 정한 상태로 전체 인원의 3분의 2만 남겨둔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스타항공 직원은 1150여명으로 이중 400여명만 남기는 셈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구조조정 명단을 이달 31일에 확정하고 내달 30일 해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희망퇴직 신청도 받을 예정이다. 희망퇴직자는 향후 경영이 정상화되면 재고용과 체불임금 지급 우선순위에 둔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직원들에게 고용노동부가 진행하는 재취업 지원 서비스 신청을 하라는 안내문도 공지했다.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은 이전에 산출한 자료를 근거로 한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제주항공에 전달한 인력조정 계획안에서 △운항승무원 90명 △객실승무직 109명 △정비직 17명 △일반직 189명 총 405명을 줄이겠다고 제시한 바 있어 이와 비슷한 기준으로 이번 구조조정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이 재매각을 위해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사진/뉴시스
 
이스타항공이 이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인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으로의 매각이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최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사모펀드 2곳과 매각 협상을 하고 있다. 인수 희망자들은 규모 축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이 전해지자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에 남아있는 직원 대부분은 항공업에 종사하고 싶거나, 지금 퇴사해도 체불임금과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는 우려 때문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정리해고 시 정부로부터 실업급여와 소액체당금 명목으로 체불임금의 일부를 보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소액체당금 지급 한도는 최대 1000만원이라 밀린 임금을 받는 것보다 적은 액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스타항공 한 직원은 "여태까지 참고 기다렸는데 결과가 구조조정이라니 황당하다"며 "진작 나갔어야 했는데 기다리는 동안 체불임금만 쌓이고 아까운 시간만 보낸 것 같아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올해 내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다. 지난 2월에는 60%만 지급했고 3월부터는 전 노선 셧다운에 들어가며 전액을 받지 못했다. 알려진 체불임금 규모만 280억원에 달한다. 앞서 희망퇴직한 직원들에게는 보상금과 퇴직금조차 제때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2월 이후 퇴사한 직원도 467명에 달한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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