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예비부부와 예식업체 간 분쟁이 급증한 가운데 서울시의 중재로 개선안이 마련됐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50인 이상이 모이는 실내 결혼식을 열지 못하게 됐다.
당장 결혼식을 코 앞에 둔 예비부부들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결혼식을 50인 미만으로 강행해도 최소보증인원으로 인해 예식업체에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나중으로 결혼식을 연기하려고 해도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 처지다.
위약금 관련 분쟁이 전년 동기간 대비 2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14일부터 21일간 위약금 분쟁 관련 상담건수가 12건에서 올해 290건으로 급증했다.
서울시는 24일 한국예식업중앙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머리를 맞대며 방역상황의 엄중함을 이해하고 당면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함께 상생방안을 마련했다. 한국예식업중앙회와 논의해 회원사로 하여금 예식 연기 및 취소 등에 관한 권고를 내렸다.
구체적으로 예식을 연기할 때 원칙적으로 오는 12월31일까지, 사회적 거리두리 2단계 연장 시 최대 내년 2월28일까지 연기가 가능하도록 했다.
예식 취소 시에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위약금(총 비용의 35%)의 40%를 감경하도록 권고했다. 단품제공으로 식사가능한 업체의 경우 위약금의 30%를 감경한다.
또 행사 진행시 최소보증인원을 조정하면, 단품제공업체의 경우 10~20%를 감축(허용범위 내 식사제공+잔여인원에 답례품 지급)하고 식사 가능 인원에 대해서는 식사를 제공하기로 한다.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는 답례품 등을 제공한다.
뷔페업체의 경우 최소 보증인원의 30~40% 감축(조정인원에 답례품 지급) 조정하고 조정된 인원에 대해서는 답례품 등을 제공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상생안에 대한 소비자상담접수, 안내, 중재를 위해 설치되는 ‘서울상생상담센터’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운영하며, 예비부부와 예식업체 간 분쟁을 중재, 당사자 간 합의를 유도한다.
상담센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해제 시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중재상담은 비대면 전화 상담으로 이뤄진다. 상담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부터 코로나19 상생중재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등 관련 갈등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 동안의 예식 위약금 중재경험과 노력의 결실이 서울시·소비자·사업자 간 상생 합의로 이어졌다.
서성만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새로운 출발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혼란이 큰 상황”이라며 “실제 예식관련 위약금 분쟁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서울시가 앞장서 중재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22일 서울의 한 예식장에서 하객이 거리를 두어 앉아 식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