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민영 방송 구분 필요…규제 재원칙 세워야"

본연 콘텐츠 경쟁력 향상 시급…"지역 민방, 지역성 살려야"

입력 : 2020-08-25 오후 4:48:10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시청각미디어를 중심으로 방송산업을 재정의하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국내 방송시장을 이끌어 온 민영방송에 대한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방 본연의 콘텐츠를 살리되 공영방송과 구분하지 않는 현 체계 틀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임정수 서울여대 교수는 25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청각미디어시대의 민영방송 규제 합리화 방안' 세미나에서 "방송 영역을 나눌 때 플랫폼과 콘텐츠를 구분했지만, 플랫폼 사업자의 사업 자체가 콘텐츠 사업화하는 경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콘텐츠 없이는 플랫폼이 유지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넷플릭스, 미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의 매출 대비 제작비 투자 비중이 70%를 넘지만 국내 지상파, 인터넷(IP)TV 등은 그 비중이 불과 30%뿐이라는 점을 그 예로 들었다.
 
25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청각미디어시대의 민영방송 규제 합리화 방안'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세미나. 이날 세미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생중계됐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날 참석자들은 MBC, SBS로 대표되는 민방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공적 책무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상파라는 굴레 안에서 공적 책무를 담당하지만, 수신료와 같은 지원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시훈 계명대 교수는 "과거에는 공·민영 구분이 아니라 지상파와 유료방송 구분이 주된 논점이었다"며 "비대칭 규제의 출발점은 이러한 매체별 규제였다"고 말했다. 규제 재정립 방향으로는 공·민영 체계 분리와 광고 규제 완화, 청소년 유해 프로그램 등 사후 규제 등을 들었다.
 
최근 이동통신 사업자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는 인수합병(M&A) 흐름 속에서 지역 민방의 콘텐츠 경쟁력 확보도 규제 개선의 이유로 꼽힌다.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 현대HCN 등 케이블TV가 LG유플러스, KT스카이라이프 등에 합병되거나 합병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지역 민방의 중요성이 대두된다는 설명이다. 송인덕 중부대 교수는 "최근 IPTV를 중심으로 케이블TV M&A가 진행되면서 지역방송의 위상이 더욱 축소되고 있다"며 "지역성이 형식적으로나마 지역 민방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통한 지역 콘텐츠 제작·유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 교수는 "한국에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기존 TV 방송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재 성격을 띠고 있다"며 "민방이든 OTT 경쟁이든 플랫폼 차원이 아닌 콘텐츠 경쟁 중심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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