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씨가 자신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기소된 이들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갈 수 없다면서 불출석 신고서를 냈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에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했다. 구체적인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씨는 오는 26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양승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 등 7명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양 과장 측이 지난달 11일 부친상을 치르기 위해 박씨가 입국하자 그가 다시 출국하기 전에 증인신문과 검증기일을 잡아달라고 제출한 신청서를 재판부가 받아들이면서다.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영현이 지난 13일 서울시청에서 영결식을 마친 후 서울추모공원으로 봉송, 뒤를 따르는 아들 주신 씨가 슬픔에 잠겨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박씨가 불출석 신고서를 내면서 이날 증인신문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형사소송법상 법원은 소환장을 송달받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때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또 과태료 재판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출석하지 않은 때에는 7일 이내의 감치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양 과장 등 7명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트위터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박 시장의 아들 주신씨가 대리신검을 했다"는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박씨가 중증 허리디스크를 지병으로 가진 다른 남성의 MRI를 이용해 병역 4급 판정을 받았다는 등의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병역 비리 의혹이 일자 2012년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척추 MRI를 재촬영하는 등 공개검증을 했고, 동일인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브란스병원 공개검증에서도 MRI 영상을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을 계속 제기했다.
1심은 박씨의 공개검증 영상이 본인이 직접 찍은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해 양 과장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1인당 벌금 700만∼1500만원을 선고했다.
양 과장 등의 항소로 진행된 2심은 서울고법 형사6부의 심리로 4년여간 이어져 왔다. 공판기일도 지난해 7월 이후 잡히지 않았으나, 약 1년 만에 다시 열렸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