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한동인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찬성하는 여론이 76.6%에 달하면서 군불이 지펴지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지급법위를 두고 여전히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재정부담 문제로 전국민 지급에 난색을 보이는가 하면 거리두기 3단계 격상시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2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오마이뉴스' 의뢰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공감도를 조사한 결과, 전 국민 지급 방식과 선별적 지급 방식을 합쳐 '지급 찬성' 응답의 총합은 76.6%로 나타났다. '지급 반대' 응답은 20.1%에 그쳤다. '잘 모름'은 3.3%였다. 지급 범위에 대해서는 전 국민 지급에 찬성하는 응답은 40.5%, 선별 지급에 찬성하는 응답은 36.1%로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했다.
앞서 6월3일 tbs 의뢰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1.1%가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찬성한다고 답한 데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최근 2주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확진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중으로 3단계 격상에 대해 정부가 고심하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서다.
정치권에서도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지만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지급 방법론에 대해서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또 재원 부담으로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 하다는 점과 현 상황에서 재난지원금 보다 방역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난지원금으로 인해 코로나가 더 악화할 수 있어 논란에 빠질 때가 아니라며 신중함을 보였다. 그는 "상황이 너무 유동적이기 때문에 그런 논란에 힘쓰기보다는 방역을 더 강화해 3단계로 가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맞다"며 "그런 것을 감안하지 않고 재난지원금 지급방법이나 액수 먼저 따진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 또한 재정부담을 고려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 방역에 집중하면서 피해 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올해 59조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상반기 재정적자가 110조원을 넘어섰는데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이뤄지면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해, 올 연말 국가부채가 정부예상인 국내총생산(GDP)의 43.5%를 넘어설 수 있어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4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더라도 국민에게 다 지급하는 게 아니라 50%, 70% 등 어려운 계층에 대해 맞춤형으로 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더라도 선별적 지급에 무게를 둔 것이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신속하게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한다. 이 지사는 "국민 1인당 30만원씩 주면 15조원인데 국가부채비율의 0.8%도 안 되는데 그거 늘어난다고 나라 망하겠느냐"며 "선별 지급을 하게 되면 가난한 사람이라는 낙인 효과가 생길 수도 있고 국민적 갈등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해 기획재정위 여당 의원들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재정 여력의 문제가 아닌 정책적 판단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3단계 거리두기 격상 여부가 중요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며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 아닌가 싶은데 신중하게 다각도로 검토해야 하는데 3단계로 격상되면 추경도 재난지원금도 불가피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유럽의 경우엔 우리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고, 유럽 성장률이 마이너스 15~20%인데 반해 우리는 마이너스 1~2%로 경의적 수준"이라며 "재정은 있고, 이런 상황에서 국민에게 재정 준칙을 이야기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재난지원금은 재정 여력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적 판단의 문제"라며 "재정적 부담이 있더라도 도움이 되는지 안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늬·한동인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