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횡령·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1억원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27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중근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1억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8년 2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조세), 임대주택법 위반, 공정거래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입찰방해 등 12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04년 횡령한 계열사 광영토건의 자금 120억원으로 ㈜부영 주식 240만주를 차명으로 취득한 범행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중 피해 변제를 위해 해당 주식을 피해 회사에 양도했다고 재판부를 속여 집행유예로 석방된 후 2007년 시가 1450억원 상당의 해당 주식을 자신의 명의로 이전해 개인 세금 물납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횡령 범행의 공범인 자신의 매제에게 부과된 벌금과 세금을 계열사 자금으로 대납해 주기 위해 근무 기간과 급여를 부풀려 퇴직금 188억원을 이중으로 지급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또 2010년부터 2017년 일가의 채권 회수나 채무 면제 목적으로 아들의 연예기획사 부영엔터테인먼트와 자신의 골프장 등 임대주택 사업과 무관한 부실 계열사에 동광주택 등 우량 계열사 자금 2300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도 받는다. 이와 함께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분양수익을 높이기 위해 임대주택법령과 관련 대법원 판례를 위반해 '실제 건축비'가 아닌 상한 가격인 '표준 건축비'를 기준으로 분양전환 가격을 부풀려 서민 임대아파트 불법으로 분양하고, 무주택 임차인에 대한 임대주택 분양전환 계약 시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분양전환 가격을 높게 책정해 불이익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이 회장은 1심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건강이 악화했다는 이유로 보석을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허가하면서 구속 약 5개월 만인 2018년 7월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1심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 중 일부,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유죄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조세), 임대주택법 위반,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방해 등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이 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공소사실 중 상당 부분이 무죄로 판단된 점을 고려해 방어권 행사의 기회를 충분히 보장할 필요성이 있어 보석 결정을 취소하지는 않는다"며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2심은 1심에서 유죄로 봤던 부영 주식 240만주의 명의개서와 관련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1심에서 무죄로 봤던 동광주택 자금 45억원의 부영엔터테인먼트 대여와 관련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2심은 이 회장의 보석을 취소했다.
43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