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현재의 금융완화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에 인플레이션이나 자산가격 급등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 포럼'에서 "남·중유럽국가의 재정위기 등이 세계경제 성장 전망의 하방 리스크(위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균형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 의결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물가안정의 기조 위에서 견조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국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총재가 직접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다음달 한은 금통위에서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를 조금씩 올리겠다는 시그널을 보낼 것인지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1년4개월째 2.0%에 머무르고 있다.
그는 현재 소비자 물가에 대해 "지금까지 2%대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으나, 앞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경기 상승세가 지속하는 과정에서 GDP갭이 줄어드는 등 수요압력이 점차 증대된 데다 그동안 억제됐던 공공요금 인상이 현재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세계 경제에 대해 "금년들어 각국 재정정책 효과가 줄어들었으나, 세계교역 증가, 고용사정 개선 등의 영향으로 민간부문의 회복움직임이 뚜렷해지고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더블딥(경기상승 후 재하강)에 빠질 위험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경기에 대해서도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민간소비가 꾸준히 늘어나고 설비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민간부분의 자생력을 가늠할 수 있는 고용사정도 최근 점차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