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지난달 집중호우 영향에 따른 농수산물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7%를 기록해 5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거리두기, 국제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소비자물가는 3개월째 0%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0(2015=100)으로 전년동월 대비 0.7% 상승했다. 상승폭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크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1월 1.5%를 기록한 이후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월 1.1%, 3월 1.0%로 증가세가 둔화됐다가 4월 0.1%를 기록하며 4개월만에 다시 0%대로 주저 앉았다. 5월에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0.3%를 기록하며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에 만에 다시 마이너스대로 추락했지만 6월 0.2%로 다시 0%대를 회복, 7월 0.3%를 기록 후 3개월 연속 0%대를 이어가고 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은 전년대비 10.6% 상승하며 전체 물가의 0.81%포인트를 끌어올렸다. 상승폭은 지난 2017년 8월(10.7%) 이후 3년만에 가장 높다. 특히 긴 장마와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은 28.5% 올랐다.
농산물 가격은 12.1%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률의 0.49%포인트를 견인했다. 배추(69.8%), 고구마(56.9%), 토마토(45.4%) 등 가격이 크게 올랐다. 축산물 가격도 돼지고기(16.2%), 국산 쇠고기(9.5%) 등이 올라 1년 전보다 10.2% 올랐다. 고등어(13.7%), 명태(13.7%) 등의 영향으로 수산물 가격도 6.4% 상승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장마와 집중호우 영향은 9월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제는 지금도 태풍이 오고 있기 때문에 채소류 가격 영향이 연장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보다 0.3% 상승했다. 개인서비스가 1.1% 올랐지만 거리두기 영향으로 외식물가는 0.5%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공공서비스는 1.8% 하락했다.
공업제품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류(10.0%) 가격이 떨어지면서 0.4% 하락했다. 등유(-14.1%), 경유(-13.7%), 휘발유(-8.7%)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집세 상승률은 0.3%로 지난 2018년 10월(0.4%) 이후 1년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전세(0.4%)와 월세(0.2%)가 모두 올랐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물가상승률인 '석유류 및 농산물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0.8%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4% 올랐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0개 품목으로 작성하는 '신선식품지수'도 전년보다 15.8% 급증했다.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작성되는 '생활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0.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포함하는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0.6% 올랐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사진/뉴시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