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의사 파업 현장을 지키는 간호사들을 위로하며 불거진 '편 가르기' 논란에 여야 정치인들이 치열한 논쟁을 벌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개구리 대통령도 아닌데 왜 그러는가"라며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안 대표는 "위기일수록 국민 통합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고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 드렸다"며 "그런데 도대체 대통령께서는 문제해결 의지는 있으신 건가. 아니면 모든 영역과 사안에 있어 대결과 대립의 지속을 원하시는 것인가. 단언컨대 어제 대통령의 페북 말씀은 국가 지도자가 하실 말씀이 아니다. 국민을 이간질 시키고 상처 주는 말씀을 중단하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은 하나다. 국민에 내편, 네 편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국가의 총체적 위기 앞에 온 국민의 힘을 모아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의 선의를 야권, 언론이 '오버'해 해석한다고 받아쳤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모든 언론이 내용을 보도하며 (대통령이) 내민 손이 오히려 멋쩍은 상황이 돼버렸다"며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극단으로 치닫게 됐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길에 쓰러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는데 무슨 의도로 그러냐며 오히려 화를 내는 형국"이라며 "누군가의 헌신에 대해선 고마워하고 그 고마움을 그저 문자 그대로 받아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라고 비판여론을 겨냥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도 "간호사들의 노고를 위로한 문 대통령에게 시비 거는 사람들이 있다"며 "방역 최전선에서 수고하고 있는 간호사 선생님들에게 참 고생이 많다고 위로하고 격려한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시비를 거냐"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 "트집을 위한 트집을 잡고 시비를 걸기 위해 시비를 거는 생각이 삐뚤어진 분들은 간호사 선생들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좀 살펴보고 찾아보고 말씀들 하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반응도 반으로 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대통령은 국민통합의 선봉에서 나라를 이끌어 하는데", "옹졸함의 극치. 의사의 목소리에 먼저 응답하라" 등의 반응이, 다른 쪽에서는 "일부언론과 야당은 대통령이 말만하면 말꼬리 잡고 이상한 논리의 해석으로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질한다", "언론이 편가르기 프레임으로 몰고간 것" 등의 반응이 나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간호사들을 격려하는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며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가"며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의료계 집단휴진 사태로 정부와 의사 간에 갈등이 첨예한데 대통령이 의사와 간호사 사이를 이간질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