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올해 대북 쌀 지원 불발시 WFP 사업비 환수"

지난해 북한 거부로 사업 중단, 올해 재추진

입력 : 2020-09-03 오후 2:44:29
[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통일부는 지난해 북한이 거부한 쌀 5만t 지원 사업이 올해도 무산될 경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제공한 사업비를 환수하기로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대북 쌀 지원과 관련, "올해 중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종료될 경우 WFP에 송금한 사업 관리비는 환수하는 방향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북한의 식량 사정을 고려해 WFP를 통해 국내산 쌀 5만t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WFP에 운송비·장비비·모니터링비 등 사업 관리비 명목으로 약 138억원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지급했다.
 
WFP를 통해 북한의 의사를 확인한 이후 대북 쌀 지원을 결정했지만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실시 등에 대한 반발로 수령을 거부하면서 사업 추진이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올해도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불발될 경우 이를 돌려받는 쪽으로 WFP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WFP 측의 적극적인 입장과 북한의 어려운 식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올해까지 WFP를 통해 북측과 협의를 지속하는 등 사업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인영 장관이 전날 대한적십자사를 방문, 추석 때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남북 정상이 약속한 사항인 만큼 대북 물품 전달을 포함해 후속 협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남측은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위한 준비가 끝난 상태다. 지난 4월 국내 화상 상봉장 개보수가 끝났고, 모니터와 캠코더 등 북한에 반출할 장비에 대해 대북 제재 면제 승인까지 받았다. 화상 상봉 관련 대북 물품은 현재 도라산 물류센터에 보관 중이며 유관 기관인 대한적십자사, KT와 협력해 정기적으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북한에 지원한 식량이 북한 남포항에서 옮겨지는 모습. 사진/ 뉴시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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