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3일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이란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민주주의 승리의 역사"라면서 환영의 입장을 냈다.
전교조는 이날 대법 전원합의체 선고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무너진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는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사회정의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가장 큰 교육 적폐를 청산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13년 10월24일 전교조 사무실로 날아든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 팩스 한 장이 6만명의 살아 숨 쉬는 노동조합을 하루아침에 법 밖으로 몰아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국가권력을 총동원해 전교조를 탄압했고,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 농단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법외노조 통보와 그에 대한 그동안의 판결을 비판했다.
또 "뜨거운 광장의 촛불은 부정한 권력을 몰아냈으나, 최대 피해자인 전교조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 3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법외노조였다"며 "불의한 국가권력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짓밟을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전교조 법외노조화 과정은 '민주주의 파괴 종합판'으로, 전교조의 법외노조 투쟁의 과정은 '민주주의 승리'의 역사로 오롯이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합원들의 마음을 모은 현장의 실천에서부터 각계각층의 릴레이 지지 선언, 국제사회의 관심과 촉구에 이르기까지 전교조는 힘차게 싸워 왔다"며 "해고된 동료와 함께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지키기 위해 고난의 길을 선택했던 조합원과 전교조를 끝까지 응원하며 지지해 준 시민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승리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며, 전교조는 참교육 실천으로 보답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오늘의 판결을 시작으로 촛불이 명한 적폐 청산의 과업을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며 "정부와 사법부는 국가폭력의 피해자인 전교조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피해 복구 등 신속한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국회는 교원의 온전한 노동3권을 보장하기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법외노조 조치로 해고된 교사들은 조속히 교단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관 노태악)는 이날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소송에 관한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법률상 근거 또는 법률의 위임 없이 법외노조 통보 제도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해 무효"라며 " 따라서 이 사건 시행령에 근거한 이 사건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3일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법외노조 통보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법외노조의 지위가 유지된다.
권정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법외노조 통보 위법 판결 후 기자회견을 열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