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발주가 주춤하면서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수주난을 겪고 있다. 국내 대표 국적선사 HMM의 메가 컨테이너선(컨선) 건조가 끝나가는데 올해 대형 조선사는 컨선을 한척도 수주하지 못한 상태라 일감 부족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난달 28일 HMM의 2만4000TEU(1TEU는 20피트 짜리 컨테이너 1개)급 메가 컨선의 7번째 선박 '에이치엠엠 르아브르(HMM LE HAVRE)'를 인도했다.
앞서 2018년 HMM은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일환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010140)에 각 7척, 5척을 발주한 바 있다. HMM은 지난 4월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받아 아시아~북유럽 항로에 투입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7번째 컨선까지 인도해 HMM으로부터 수주한 선박 건조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 선박들은 중국과 싱가로프 등을 거쳐 유럽으로 향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28일 HMM 2만4000TEU급 초대형컨테이너선의 마지막 7번째 선박인 '에이치엠엠 르아브르'호를 인도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도 조만간 메가 컨선 시리즈의 마지막 선박을 인도할 예정이다. 선명은 '에이치엠엠 상트페테르부르크(HMM St Petersburg)호'이며 오는 11일 인도된다.
두 조선사는 선박 건조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국가적 사업을 마무리 했다. 하지만 향후 조선사들의 일감 부족이 우려된다. 올 7월까지 한국은 168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수주하며 발주시장 물량 중 25%만 가져왔다. 국내 조선사는 대부분 해외 선주로부터 수주한 가운데 중국은 자국발주를 앞세워 57%를 확보했다.
이렇다 보니 실제로 7월 말 한국의 수주잔량은 1914만CGT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11% 감소했다. 글로벌 수주잔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8% 수준이다.
문제는 올 들어 대형 조선사가 컨테이너선을 한척도 수주하지 못한 것이다. 현재까지 나온 1만2000TEU급 이상 물량은 7척뿐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발주시장이 얼어 붙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사인 독일 하팍그로이드,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Ocean Network Express) 등은 당초 세웠던 2만3000TEU급 발주 계획을 보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곳간을 채웠던 메가 컨선 일감이 4월부터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현재 대우조선의 수주잔량은 203억8000만달러로 전달 208억달러에서 2% 하락했다. 남은 일감 중 컨선 비중은 14억9000만달러로 8% 수준에 그친다.
삼성중공업은 전달보다 2억달러 감소한 190억달러(91척), 91척이 남아 있고 이중 컨선이 18억달러(14척)로 8%를 차지한다.
현대중공업은 내년 상반기에 컨선 일감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HMM의 1만6000TEU급 8척을 인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도 삼성중공업, 대우조선과 마찬가지로 올해 컨선 수주 실적이 없다. 7월 말 일감은 총 97척이며 이중 컨선은 23척이다.
현대미포조선(010620)과 현대삼호중공업 일감까지 합치면 총 269척, 컨선은 41척이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현재 그나마 LNG선 발주 전망이 긍정적이지만 이마저도 극히 적은 물량일 뿐이"이라며 "당장은 발주 물량 자체가 없다 보니 시장이 나아지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사는 기회가 왔을 때 수주할 수 있도록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