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공감대에도 공수처·특임검사 등 뇌관 곳곳

여야 교섭단체연설서 '통합 정치' 화두…추미애 아들 의혹, 최대 갈등 요소

입력 : 2020-09-08 오후 3:05:42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급한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 '우분투'에 야당이 이례적인 화답을 내놓으면서 21대 국회에 '협치'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추진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한 특임검사 요구, 부동산 정책, 재정 운용 등 곳곳서 갈등이 예고돼 여야 협치가 실제로 이행될 지는 불투명하다.
 
8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국민과 여야가 함께 이익되는 윈-윈-윈의 정치',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 참으로 의미가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이라며 이 대표의 전날 연설을 언급, "국가적 위기의 순간에 정치권은 국민을 통합하고 협치해야한다"고 화답했다.
 
7일과 8일 연속으로 진행된 여야 대표가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통해 '여야 협치'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연설에서 여야정상설협의체 재가동과 감염병 전문병원 확충·벤처기업 지원·여성 안전 등 4·15총선 공통공약, 경제민주화 실현 ·청년 정치참여 확대 등 공통 정강정책에 대한 공동입벙을 제안한 바 있다. 
 
여야 대표가 연설문에 협치의 중요성을 담긴했지만 갈등의 요소는 여전하다. 우선 공수처 출범에 대한 여야간 이견이 크다. 이미 이 대표는 "오래 미뤄진 공수처 설치 근거법이 20대 국회에서 마련됐다"며 "국회에서 통과된 법을 내가 찬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키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회민주주의의 자기부정이 된다. 그것은 만장일치로 통과된 법만 지키면 된다는 위험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민주당에선 공수처 출범을 위한 공수처법 개정안 발의를 계획하고 있으며 판사 출신 3선의 박범계 의원이 초안을 마련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은 야당 교섭단체 추천 2명으로 명시하고 있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을 개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야당이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지 않으면서 공수처 출범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역시 공수처 출범에 대한 일종의 최후통첩으로 해석된다.
 
주 원내대표도 연설문에 이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그런데 통일부와 민주당은 4년 전 합의 통과된 북한인권법에 따른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왜 추천하지 않고 있나. 그리고 외교부는 왜 북한인권대사를 3년 간 임명하지 않고 있나"라고 되물었다. 또 그는 "지난 정부에서 시행되었던 대통령 특별감찰관을 왜 3년이 넘도록 임명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 대표의 답변을 촉구했다. 이미 국민의힘이 공수처 출범에 저항하고 있는 만큼 여야 협치가 공수처를 고리로 한 차례 멈춰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4차 추가경정예산안과 2차 재난지원금에 동의하긴했지만 재정 운용 방식에 대해선 여전히 이견이 크다. 주 원내대표는 "이 정부는 코로나 국난을 핑계로 미래세대가 짊어질 수 없는 엄청난 빚을 떠넘기고 있다"며 "한 개인의 살림도 수입과 지출을 따져서 계획이 있는 법인데, 한 나라의 재정을 어떻게 운용하겠다는 기준과 원칙이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미 여야간 이견차가 큰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주 원내대표는 "23번째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정권이 그동안 보여 온 실정과 무능의 결정체"라며 "국민의 힘은 국민이 살고자 하는 곳에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고, 금융규제를 완화해 누구나 노력하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보수야권이 촉구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한 특임검사 임명 요구의 경우 여야간 최대 충돌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만일 이번에 특임검사를 방해한다거나 혹은 출범을 못하게 한다거나 할 경우에는 더 큰 문제를 부를 것이다. 오히려 본인의 사퇴, 또는 파면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대표실을 찾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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