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외

입력 : 2020-09-09 오후 12:55:1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이별과 슬픔을 다룬 시어들은 꼭 어둡거나 무겁지만은 않다. 시인은 그것들을 먼 발치에서 깊게 오래 살피며 때로 아름다울 수 있음을 환기시킨다. 낯선 것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순간은 ‘나’를 성숙하게 하는 지점이다. 사랑은 이별의 아픔이 전제 됐을 때 보다 깊은 의미를 자아낸다. 코로나장기화인 오늘날 우리 시대가 아른거린다. 기쁨보다 슬픔이 많은 시기, 만남보다 이별이 많은 시기. 이러한 세계에서도 저자는 그 뒤의 아름다움을 지혜롭게 살핀다.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병률 지음|문학동네 펴냄
 
저자는 미국에서 수학으로 코미디 공연을 펼치는 특이한 학자다. 2008년부터 크루를 결성해 지금까지 세계 50개 이상 도시에서 ‘수학 공연’을 펼쳐왔다. 책은 ‘수학 없는 인류사의 대참사’를 우리 눈 앞에 보여준다. 맥주 양주용 보리를 거래한 기록에 남겨진 인류 최초의 계산 실수, 금융권 수조원 규모 사고, NASA의 화성 탐사선 프로젝트 실패…. 인류가 저질러온 ‘세기의 수학 실수’를 한데 모아 그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험블 파이
패트 파커 지음|이경민 옮김|다산사이언스 펴냄
 
나폴리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13세 소녀 조반나는 어느 날 자신이 추함의 대명사인 고모와 닮았다는 부모님의 대화를 엿듣게 된다. 이후 못생겼다는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하루 종일 거울을 들여다보게 된다. 위선 가득한 어른들의 세계는 조반나의 불안과 공포, 환멸이 되고 만다. 그러나 주인공은 운명에 굴하지 않는다. 삶의 주도권을 강인하게 쥐어간다. 이 시대 페미니즘에 불을 지피는 이탈리아 작가의 귀환. 해외 문단은 그를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어른들의 거짓된 삶
엘레나 페란테 지음|김지우 옮김|한길사 펴냄
 
스스로 ‘감정 과학자’라 부르는 저자는 예일대에서 ‘감성지능센터’를 설립하고 센터장을 맡아오고 있다. 세계 최고 감성 지능 이론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피터 샐러베이 밑에서 수학했다. 저자는 “부정적 감정을 감추는 데만 급급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런 감정들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조절할 수 있어야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 챙김 호흡, 인지 재구조화, 메타 모먼트 등 구체적 실천 전략들을 일러준다.
 
 
감정의 발견
마크 브래킷 지음|임지연 옮김|북라이프 펴냄
 
저자는 불평등과 차별이 만연한 우리 세상의 민낯이 코로나19로 제대로 드러났다고 말한다. 자영업자는 휘청거리고, 실업자는 증가하고, 취약 계층은 위기에 처했다. 사회가 흔들리니 약자부터 추락하는데 세상은 ‘괜찮다’며 다독인다. 책은 환경, 지역 격차, 교육 등 한국 사회 곳곳을 꿰뚫어 보며 “무탈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차별과 불평등이 난무하는 이 세계의 기형성을 마주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해주는 사회시스템이 무엇인지를 자문하게 한다.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오찬호 지음|북트리거 펴냄
 
저자는 ‘효율성 극대화’와 ‘관리’라는 구시대적 프레임에 갇혀 있는 리더들의 시대착오적 행태부터 따끔하게 꼬집는다. A부터 Z까지 관여하는 ‘전문 관리자’ 유형의 리더는 오늘날 기업 발전에 걸림돌만 될 뿐이다. 혁신을 뒷받침하려면 좋은 인재와 좋은 기업 문화가 있어야 한다. ‘도전’하는 문화를 위해 구성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고 평가한다. 창조를 위해 명령과 복종의 획일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코로나 위기 상황은 곧 아이디어 탄생의 기회라고 조언한다.
 
 
초격차: 리더의 질문
권오현 지음|쌤앤파커스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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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