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에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양 전 대표 측 변호인은 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공소사실 모두에 대해 인정한다"고 밝혔다. 양 전 대표와 같은 혐의를 받는 지인 3명도 "같은 의견이냐"는 박 판사 질문에 "예"라고 말했다.
불법 도박을 한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차 공판을 마친 후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판사는 "단순도박 사건인데 증거가 많다"면서 "재판부로서는 (상습성에 대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 전 대표 측은 "수사기록이 많은 건 검찰에서 도박에 사용됐던 자금 출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많은 금융계좌를 추적했기 때문"이라며 "이미 검찰에서 상습성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오는 10월28일 한 번 더 심리를 열기로 했다.
양 전 대표는 지인들과 함께 2015년 7월부터 2019년 1월 사이 7회 출국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총 33만5460달러(약 4억355만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 전 대표는 주로 동행한 지인들이 출국 전 환전한 달러로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양 전 대표를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단순 도박 혐의로 별도의 재판 없이 약식기소했다. 법원은 "사건의 내용상 서면심리만으로 판단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정식 재판 절차에 회부했다.
양 전 대표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 접대를 알선했다는 혐의도 받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와 함께 미국에서 달러를 빌리고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했다는 혐의(외국거래법 위반)도 받았으나 검찰은 이 또한 혐의없음으로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