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한한령(限韓令·중국 내 한류 금지령)으로 한·중 간 산업 교류가 주춤한 상황에도 중국 내 한국 OST(K-OST) 붐이 심상치 않다. 최근 한국 드라마 OST는 중국 대표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고 있고, OST를 기획·제작하는 국내 제작사로 음원 해외공급에 관한 러브콜이 쇄도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OST를 현지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 하는 흐름도 일고 있다.
10일 영상음악 제작사 모스트콘텐츠에 따르면 이날 한·중 'OST 리메이크 프로젝트'로 제작된 더 킹 OST 리메이크 버전 전곡은 중국 음원사이트의 신곡 종합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이 프로젝트는 모스트콘텐츠와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고, 중국 음악 플랫폼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TME)가 공동으로 제작에 투자했다. 중국 현지에서 OST원곡이 QQ뮤직, 쿠고우, 쿠워 차트에 진입하며 이번 프로젝트가 성사됐다. 모스트콘텐츠는 ‘사이코지만 괜찮아’, ‘태양의 후예’, ‘부부의 세계’, ‘구르미 그린 달빛’, ‘미스티’ 등 그간 한류를 대표하는 OST를 내온 업체다.
리메이크 버전은 수록곡 13곡 중 8곡을 중국어로 개사해 보이그룹 세븐틴 중국인 멤버 디에잇·준을 비롯해 지커 쥔이, 헨리 후오 등 현지 가수들이 새롭게 부른 곡들을 수록했다.
‘더 킹’ 리메이크 버전 OST 제작을 기획한 유진오 모스트콘텐츠 대표는 “한류 드라마들과 함께 드라마 음악 또한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OST라는 하나의 IP를 활용한 각종 부가사업이 이제는 세계무대를 향하고 있다”고 이번 프로젝트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음악이라는 문화콘텐츠를 현지 정서에 맞게 기획, 제작하는 이른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실행하는 전략 설정이 필요한 때라 생각한다”며 “이번 OST 리메이크 프로젝트의 성공이 좋은 사례가 된 것 같다”고 이번 프로젝트의 의의를 짚었다.
중국에선 2016년 7월 한국의 사드(THAAD) 배치가 확정된 후부터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중국 내 한류 금지령을 내려왔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지드래곤이 중국 본토 브랜드 광고 모델로 선정되고 드라마 '미생' 리메이크판이 중국에서 방영되는 등 조금씩 완화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리메이크 작품들이라 한계론도 나오고 있다.
모스트미디어 관계자는 "현지화 리메이크 프로젝트처럼 상생하는 문화교류는 얼어붙었던 양국 간의 분위기를 완화하는 차원에서도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향후 제작 예정인 드라마 OST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며 현지 OST 참여 가수가 함께 하는 OST 콘서트도 기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더 킹 OST. 사진/모스트콘텐츠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