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59년만에 4번째 추경, 지금이 ‘때’다

입력 : 2020-09-11 오전 6:00:00
올해 정부정책은 추경(추가경정예산)으로 시작해서 추경으로 끝났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드라마틱한 해를 보내고 있다. 1년에 추경을 4번이나 편성한 마지막이 1961년이라고 하니, 59년 만에 처음으로 나라예산을 추가로 4번이나 더 푼 것이다. 추경 예산만 총 67조원 규모인데 이는 올해 본예산 대비 10%를 훌쩍 넘는 수치다.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 부닥친 '코로나19'가 우리경제를 위협하면서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난달 중순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만 없었다면 4번째 추경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다. 1~2분기 큰 폭 떨어졌던 경기실물 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해 3분기부터는 반등이 예상됐지만 재확산으로 내수를 중심으로 하방리스크가 확대된 것이다.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와 수도권 2.5단계 이후 민간 경제활동은 크게 위축됐다. 불꺼진 상점과 시장, 적막감 도는 거리 등이 '돈풀기'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추경집행은 ''가 중요한 만큼 올해가 3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4차 추경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추경의 절반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긴급 피해지원에게 주기로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집중 지원하자는 취지다. 코로나 재확산 이후 매출이 감소한 연간 매출액 4억이하 소상공인에 100만원을 지원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집합제한, 집합금지 업종에는 최대 200만원까지 지원키로 한 것이다. 피해가 가장 큰 업종과 직종에 집중해 최대한 두텁게 지원하는 피해 맞춤형 재난지원 성격의 추경인 셈이다.
 
이번 4차추경으로 올해 편성된 추경액은 총 67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31차추경 117000억원, 42차추경 122000, 6351000억원 규모의 3차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올해 총 추경 총 규모는 668000억원인 사상최대로 올해 본예산 5123000억원의 13%에 달한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당시 추경 284000억원의 2.4배에 달한다.
 
다만 적극적 재정지출과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국채 발행으로 재정 건전성이 나빠질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올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3.9%로 역대 최고치가 되며,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6.1%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만큼 재정건전성 보다는 피해계층에 대한 지원과 꺼져가는 경제 불씨를 살리는게 더 급선무다.
 
시시포스는 제우스를 속인 죄로 지옥에 떨어져 큰 바위를 산 위로 밀어 올리는 벌을 받는다. 산꼭대기에 다다른 돌은 이내 다시 굴러 떨어져 시시포스는 돌 밀어 올리기를 영원히 반복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경제정책 결정자들도 시시포스의 운명을 짊어졌다. 경제 정책은 특정 시점에 고정되지 않고 시간의 흐름 속에 존재하는 만큼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는' 어려운 정책결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재정건전성이 우려된다 할지라도 지금은 코로나19 재확산 피해를 최소화하고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에 전력을 다해야 할 때이다
 
김하늬 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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