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저축은행 인수전 침체…동남아 지원 차질

사모펀드 2곳만 입찰 참여…그나마도 노조 반대에 매각 난항…매각돼도 흥행실패에 가격 하락

입력 : 2020-09-16 오후 2:55:42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JT저축은행 매각 본입찰에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 두 곳만 응찰했다. 인수전 반응이 예상보다 저조한 데다 노조가 사모펀드로의 인수를 반대하면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본계 J트러스트그룹이 JT저축은행 매각을 통해 동남아 법인을 지원하려는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JT저축은행 매각 입찰에 사모펀드 업체만 참여하면서 노조와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JT저축은행 전경. 사진/J트러스트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JT저축은행 매각 입찰전에 뱅커스트릿프리이빗에쿼티 등 사모펀드 2곳이 인수 희망자로 참여했다. 당초 유력 인수자로 점쳐졌던 JB금융, 한국캐피탈 등 전략적투자자(SI)의 참여는 끝내 불발됐다.
 
JT저축은행은 입찰 흥행이 한풀 꺾이면서 사모펀드로의 매각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JT저축은행 노동조합이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극구 반대하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노조는 매각 차익 확보가 주목적인 사모펀드 특성상 JT저축은행 인수 후 구조조정과 높은 배당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J트러스트그룹이 노동조합 교섭요구인 '고용안정협약'을 거부하면서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사무금융노조 JT저축은행지부 는 "저축은행이 서민 예금을 원천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곳이라면 J트러스트는 대부업체와 사모펀드의 입찰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반발로 JT저축은행 매각에 적신호가 켜지면 J트러스트그룹의 사업 계획도 상당수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J트러스트그룹이 JT저축은행 매각을 통해 코로나19로 사업이 어려운 동남아 법인 지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앞서 J트러스트그룹의 또다른 계열사인 JT친애저축은행이 올해 182억원 규모의 첫 배당을 실시한 것도 동남아 법인을 지원 목적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동남아 법인을 지원하기 어려워지면서 JT저축은행 매각도 같은 의도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트러스트그룹의 동남아 법인은 코로나로 큰 실적 타격을 입었다. 올 2분기(20201~6) J트러스트그룹의 동남아시아 금융사업 부문 영업손실(16일 환율 기준)3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억원가량 하락했다. J트러스트그룹은 동남아에서 '은행 인도네시아', '인베스트먼트 인도네시아', '올림핀도 멀티파이낸스(인도네시아)' '로얄뱅크(캄보디아)' 등 총 4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법인별 업황을 보면 코로나 여파에 '은행 인도네시아(BJI)'는 대출자산잔액을 일시적으로 억제 중이다. 연체율이 급상승하면서다. BJI6월 말 기준 90일이상 연체채권비율은 4.14%를 기록해 지난해 말(1.49%)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밖에 '올림핀도 멀티파이낸스'는 지난 5월부터 농기구대출 이외에 신규대출을 중단했다. 'J트러스트 로얄뱅크'도 코로나 감염 확산에 따라 신규대출 억제에 돌입했다.
 
이같이 동남아 법인의 손실이 커진 만큼 자금 지원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일각에선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입찰 흥행 실패로 매각가격이 다소 하락할 경우 지원 규모는 당초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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