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새로운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 두 화면이 겹쳐 있어 하나를 수평하게 돌리면 십자모양이 된다
. 수평화면에서 영상을 보고 수직화면으로 채팅할 수 있다
. LG가 삼성 등 폴더블폰에 대항하기 위한 새 폼팩터로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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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이 있다. 폴더블은 펼치면 스마트폰 규격을 뛰어넘는 큰 화면을 사용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그 대항마라면 적어도 대화면 플러스알파가 필요한 게 아닐까. 화면을 돌린다고 출력되는 영상 크기가 바뀌진 않는다.
LG는 차기작으로 롤러블도 준비하고 있다. 롤러블은 펼치면 대화면이 될 것이다. 그래도 의문은 있다. 말린 상태에서 사용은 가능할까.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다를 것이다. 폴더블은 접었을 때도 스마트폰이다.
말린 폰에 휴대폰 기능이 없다고 문제될 건 없다. 그래도 펼쳤을 때만 폰이라면 그냥 휴대하기 편한 태블릿에 그칠 수도 있다.
새로운 폼팩터 경쟁에서 앞서가려다 기술과잉에 빠질 수 있다. 소비자 니즈보다 새 기술에 집착하면 그렇게 된다. 그래서 사전 니즈 파악이 중요하다.
이런 걱정엔 이유가 있다. LG전자는 과거 뜬금없는 유상증자로 투자자들을 패닉에 몰아 넣은 사례가 있다. 목적이 불분명한 유상증자 때문에 주가는 폭락했고 분석가들도 기습에 당황했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 입장에서 지분율이 희석되는 리스크다. 회사가 영업에서 번 돈이 부족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물론 추가출자, 기업공개, 투자유치 등 좋은 목적도 있다. 그래서 친철한 기업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충분히 설명한다.
LG는 또 불친절하다. 이번엔 LG화학이다. LG화학은 지난 실적설명회에서 분할계획이 있다고 밝혔었다. 그러다 얼마 전 물적분할 방식을 확정했다는 한 익명의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공식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17일 이사회 승인을 앞두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물적분할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역시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
소액주주는 물적분할할지 모른다는 가능성만으로도 불안하다. 물적분할도 분할회사 성격에 따라 호재가 될 수는 있다. 그동안 시장에선 부실사업을 물적분할해 매각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 경우 부실을 처리하고 현금을 챙기기 때문에 기존 소액주주에게도 나쁘지 않다.
반대로 알짜사업을 물적분할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소액주주는 분할된 알짜사업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잃게 된다. 소위 경영권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거기에 알짜사업을 별도 상장하면 투자가 분산된다. LG화학의 경우 배터리를 보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신설 상장사로 이탈하면서 주가가 빠질 수 있다.
요즘 LG화학 주가수익률이 125배나 된다. 동일업종 평균이 62배다. LG화학과 선두를 다투는 롯데케미칼 주가수익률은 39배다. LG화학 주가에 배터리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 힘들다. 그 배터리를 떼서 따로 상장하는 게 분할계획의 큰 틀이다.
알짜사업에 대한 물적분할과 인적분할 차이는 소액주주에게 상당한 불확실성을 야기함에도 LG측은 어느 쪽이든 주주에게 나쁘지 않다는 식으로 대응해왔다. 주주친화기업이라면 이사회 결정 이전에 분할 계획을 구체화시켜 주주가 판단할 시간을 주었을 것이다. 전날과 17일 이미 주가는 급락했다.
이재영 온라인부장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