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돼도 후유증 심각…코로나 바이러스 "심장·폐 침투"

코로나19 완치 운동선수 '심근염' 징후 발견
폐 3분의 1 조직 궤사

입력 : 2020-09-17 오후 5:57:19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코로나19 누적확진자가 3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완치 후에도 찾아오는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완치자들 사이에서 탈모와 만성피로, 두통 등의 후유증이 남았다는 호소가 이어지는 상황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폐와 심장 등 주요 장기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한번 망가진 장기가 원래 기능을 회복하기 어려운만큼 생활속 방역수칙 준수에 더욱 경각심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한국과학기자협회의 '코로나19 연구 속보'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대학 운동선수들 가운데 후유증으로 ‘심장 염증’이 생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회복한 운동선수 26명을 대상으로 심장 자기공명영상(CMR) 촬영을 한 결과, 4명(15%)의 운동선수한테서 심근염 징후를 발견했다. 또 8명(30%)의 선수들한테서는 세포 손상이나 부종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염은 심장 근육에 염증 세포가 들어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근염 환자들은 가슴통증(흉통)이나 호흡곤란, 피로감, 빠르거나 불규칙한 심장박동 등을 겪을 수 있다. 해당 증상들은 코로나19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완치자들이 경험한 것과 유사하다. 
 
코로나19에 걸렸다 회복한 운동선수들의 심장 자기공명영상들. 심근염 징후들과 부종 등이 관찰된다. 제공. 출처/한국과학기자협회
 
코로나19 중증 환자들 사이에서는 폐섬유화와 같은 심각 질환도 발견되고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알리 골람레자네자드 교수 연구팀이 올 1월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 33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해당 환자들의 경우 폐 세포의 3분의 1 이상의 조직이 죽어 눈에 보이는 흉터가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골람레자네자드 교수는 "대다수 감염된 사람들이 병원에 입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폐 손상을 확인할 가능성이 10% 미만 정도로 낮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걸려 손상된 폐(불투명한 흰색 패치, 왼쪽 아래)은 초기 감염 후 몇 주 동안 지속된다. Ali Gholamrezanezhad 제공. 출처/한국과학기자협회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 중증 환자였다가 완치된 사람 가운데 90% 가까이가 2달이 지난 뒤에도 후유증을 겪고 이중 절반 이상은 3개 이상의 후유증을 앓았다는 보고가 나왔다. 
 
국내에서도 완치 판정 이후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는 사례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부산 47번 환자였던 박현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 겸임교수는 지난 5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올해 3월 이후 브레인 포그(Brain Fog) 상태가 지속되면서 가슴과 복부 통증, 피부 변색, 만성 피로 등 다양한 후유증 증상을 겪고 있다"며 "완치 판정받고 퇴원한 지 165일째가 됐지만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브레인 포그는 뇌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고 피로한 증상을 느끼는 것으로 코로나19 후유증 중 흔하게 발견되는 것이다. 
 
코로나19 후유증과 관련 연구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경각심을 갖고 개인 방역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폐의 섬유화나 뇌 혈전 등 기질적인 변화에 의한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확진되는 경우도 많다. 모두가 마스크를 잘 쓰고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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