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앞선 것도 잠시 과거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일각에선 또 다시 폭로된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이 대선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미국의 보수 성향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47%대46%로 앞섰다고 발표했다.
여론조사는 투표할 의향이 있는 미국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9~10, 13~15일 전화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47%대 46%로 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3%는 제3의 후보를 지지했고, 4%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다.
라스무센은 “통계적으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트럼프가 앞선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실제 공화당과 민주당 경선에서 후보가 확정된 지난 7월 이후 트럼프가 바이든을 앞선 것은 이번 조사가 처음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선 “많은 도시에서 인종차별 관련 폭력시위가 계속되면서 트럼프가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라스무센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한 몇 안 되는 기관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17일 전직 모델인 에이미 도리스가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1997년 9월5일 당시 두 번째 부인과 결혼생활 중이던 트럼프가 US오픈 테니스 토너먼트 경기장 VIP구역 화장실 밖에서 자신을 껴안고 강제로 키스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변호인 통해 추행을 하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 측은 “도리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증인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없다. 도리스는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며칠 간 어울렸다”고 반박했다.
또 도리스가 그동안 법집행기관에 이같은 주장을 전혀 제기하지 않았다며,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를 공개한 것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성추문으로 여러 차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일 당시엔 ‘여성의 동의없이 키스하고 몸을 더듬었다’는 음담패설 녹음 파일이 폭로됐으며 이후에도 성폭력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1970년대 후반부터 ‘트럼프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성은 지금까지 26명이며, 이들 중 최소 12명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음담패설 녹음파일 폭로 이후 피해 여성들의 주장이 잇따르자 당시 트럼프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공화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보수 기독교 여성들이 트럼프에게서 등을 돌린 것이다. 이에 이번 성추행 의혹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악재가 됐으며, 대선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