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톤당 100달러를 넘어선지 오래다. 철강업계는 제품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철광석 가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8일 원재료 철광석 가격이 톤당 124.9달러로 전일 대비 2.08% 증가했다.
철광석 가격은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본격화 후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5월 말 연중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열고 6조3500억위안(108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이에 중국내 철강재 소비가 늘면서 철광석 수입량이 증가했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올 6월 103.5달러(평균)를 기록하며 예년보다 최대 30달러 가량 급등했다. 이어 7월과 8월에는 각 108달러, 122.7달러로 더 상승한 모습이다. 작년 초만 해도 70달러 초반대였다.
이제 9월로 들어섰지만 아직까지 가격 하락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130.2달러까지 치솟으며 2014년 이후 6년만에 13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톤당 100달러를 넘어선지 오래다. 사진/뉴시스
특히 철광석은 글로벌 자원 메이저들이 생산을 독점하고 있어 구매가격 협상이 쉽지 않다. 그나마 중국은 철광석 최대 수입국이라 가격협상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한국은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국내 철강사는 제품가 인상이 시급하다. 원재료값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앞서
포스코(005490)는 원재료값 급등이라는 직격탄을 맞으며 2분기에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004020)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적자를 탈출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방산업인 조선업계의 부진한 수주성적을 감안하면 가격인상이 어려운 실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조선사와 하반기 협상이 마무리 됐다"며 "수입재를 포스코로 전환한 경우에는 차별적으로 가격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단 철강사가 한발짝 양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셈이다.
현대제철도 원재료값 인상에 제품가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품가 협상은 포스코와 비슷한 수준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내수부양 차원에서 철광석 수입량을 크게 늘렸고 공급사들도 가격 하락을 막고 있어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제품가 협상이 동결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