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테슬라 배터리 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전기차 소프트웨어 업체로 출발한 테슬라는 현재 배터리 생산까지 직접 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배터리 원가 절감 기술과 생산 공정이 핵심주제일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오는 23일 오전 5시30분(한국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프리몬트 공장에서 주주총회와 함께 배터리 데이 행사를 개최한다. 테슬라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중국 CATL을 비롯해 파나소닉, LG화학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지만 대중화를 위해 향후 직접 생산까지 한다는 목표로 배터리 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왔다.
전기차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는 내연기관차보다 1.5~2배 이상 비싼 가격을 흔히 꼽는다. 이에 따라 테슬라 또한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데 전력해왔다. 원가를 낮추는 방법으로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를 개발해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과 공정을 줄여 생산 효율을 높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테슬라는 이에 따라 관련 각종 기술과 공정을 행사에서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신 등을 통해 공개된 테슬라 자체 개발 배터리는 기존 제품보다 직경을 2배 이상 넓힌 것으로 확인됐다. 직경이 커지면 셀을 연결하는 비용과 생산 공정을 줄일 수 있어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모습. 사진/뉴시스
아울러 생산 공정을 최대한 간소화하기 위해 외부 연결을 위한 금속조각을 없애는 탭리스(Tabless) 기술과 건조 공정을 뺄 수 있는 건식 전극 공정(Dry electrode)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공정 혁신은 대량 생산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테슬라는 현재 운영하는 생산 설비 '기가(GB) 팩토리'보다 약 30배 많은 물량을 만들 수 있는 '테라(TB) 팩토리'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증설보다는 공정을 줄여 생산 속도를 높이고 자동화 비중도 늘려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테슬라는 이번 행사에서 테라 팩토리에 대한 계획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행사의 내용에서 제시하는 청사진을 당장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테슬라가) 설계한 배터리를 제조의 영역에서 대량 생산하는 역량을 단기간에 취득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며 "배터리 데이를 준비하는 와중에도 물밑에서는 베를린 기가 팩토리 셀 조달을 위한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기존 제품들보다 수명을 대폭 늘린 100만 마일 배터리, 고가 소재인 코발트를 제거한 배터리 등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이 또한 당장 상용화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