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지난주에 확진자가 나왔다고 학교에서 문자가 왔어요. 학교에서 친구 보고 싶다던 아이가 가기 싫다고 하더군요."
등교수업이 이뤄진 21일 <뉴스토마토>와 만난 경기도 주민 A씨는 초등학교 2학년과 유치원생을 등교·등원시키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이 같이 털어놨다.
A씨는 "안 보내는 게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고 싶지만 언제까지 집에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그나마 학교가 부모보다 방역수칙에 세심한 면도 있어 믿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역시 경기에서 초등학생·중학생을 키우는 학부모 B씨는 "여전히 불안하지만 통학시키게 됐다"며 "방학 때도 집에만 있고 나가지 못하다보니 애들이 '학교 가고 싶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편차는 있었지만 학생들의 경우, 이번 수도권 등교 재개를 하면서 재회하고 싶어하는 마음만큼은 공통적이었다. 서울 중구 덕수초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C군도 "선생님이 더 잘 설명해주고, 질문도 할 수 있는 등교 수업이 인터넷 수업보다 더 좋다"며 "쉬는 시간에는 1학년 때 '베스트 프렌드'도 오랜만에 만났다"고 하면서 웃었다.
아이들이 처리하는 '밀린 숙제'에는 친구·교사와의 만남뿐 아니라 신체 활동도 있었다. 동시간대에 운동장에서는 체육 활동, 학교 본관 정문 앞에서는 '팔벌려뛰기' 등 스트레칭이 이뤄지는 모습이 보였다.
학교는 긴장 속에 방역 활동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하교시에 무분별하게 나오지 않고, 교사 인솔 하에 줄 서서 교문으로 향했다. 한 줄당 인원은 10명이 되지 않았다.
통학 시간 학교 주변은 490명에 달하는 전체 학생 수에 비해 한산한 편이었다. 3분의 1 밀집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1학년과 2학년은 사흘, 3~6학년은 하루씩 등교해 하루마다 2개 학년이 통학하도록 했다.
급식 시간에도 가림막을 설치하고 한 칸 띄어앉기를 실시하는 등 신중을 기했다. 덕수초 관계자는 "거의 두 달만에 나온 아이들은 마스크 쓰고 하루 종일 수업했는데도 오랜만에 와서 너무 좋아하더라"면서 "방역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 입장에서는 등교를 늘려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인근 학교들도 조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예술중학교인 예원학교는 오는 24일까지 원격수업을 원칙으로 하되 일부 전공수업을 대면수업으로 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일괄적으로 등하교하는 게 아니라, 오전부터 오후까지 1~2명씩 준비물을 손에 들고 드나들었다.
전국적인 등교수업 현황은 국내 확진자 감소에 따른 안도감과 여전한 불안감이 공존할 환경을 조성하는 양상이었다. 오전 10시 기준 등교수업을 중지한 학교는 123곳으로 지난 18일 7018곳보다 6895곳 감소했다. 이에 반해 학생의 코로나19 신규 확진 판정은 10건으로 두자릿수로 올라섰다.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은 이전보다 증가해 불안감이 여전함을 시사했다. 보건당국 격리자 및 등교 후 의심증상을 보인 인원은 각각 전일보다 203명, 85명 감소했지만, 등교 전 자가진단을 해 미등교 결정을 내린 학생은 7389명으로 520명 증가했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예원학교 교내로 학생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